우리가 몰랐던 김정호의 삶에 대하여
[MBN스타 최윤나 기자] ‘길이라는 단어 안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돼있다. 인생, 시간, 과정 등등을 ‘길이라는 단어에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있어서 길이라는 것은 어딘가를 향해 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길이라는 개념을 가장 확실하게 세운 인물을 떠올리자면 고산자 김정호 선생이 있을 것이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역사에 상세히 기록돼있지 않은 그의 생에 대해 그렸다.
김정호란 인물에 대한 사료는 익히 알려진 바로 매우 적다. 그렇기에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도를 위해, 오로지 지도만을 고집했던 김정호의 이야기를 ‘업적 위주 보다는 사람으로 접근해 그의 생각을 읽어보는 느낌으로 연출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김정호 역할을 맡은 차승원이 실제 김정호의 초상화와 매우 비슷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흥미를 더하기도 한다.
김정호의 발자취에 대한 부분은 역사마다 다르게 기록돼있다. 그렇지만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는 김정호가 직접 팔도를 돌아다니며 지도를 제작한 것으로 표현했다. 너무 오랜 시간 집을 떠나있었기 때문에, 자신 딸의 얼굴도 못 알아본 그의 행동으로 보아 얼마나 지도에 미쳐있던 사람인가를 짐작할 수 있게 설정한 것이다.
그런 김정호의 순수한 의도와는 다르게, 그가 제작한 목판으로 권력싸움을 하고자하는 당파간의 다툼에 휘말리게 된다. 김씨 문종과 흥선대원군 사이에서 펼쳐지는 대립에선, 모든 길을 종이 안에 펼치고 있는 지도가 곧 권력을 뜻했으므로 김정호의 목판이 그 사이에 놓인 것이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그 과정에서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역사적인 사실에 초점을 맞추기 보단 김정호가 아버지, 남자로서 어떤 삶을 살았을 지를 느끼게 만들고 있다. 또한 팔도를 돌아다니며 지도를 만들었던 만큼, 아름다운 팔도강산의 절명을 스크린에 펼쳐 눈길을 끈다. 그러나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사극이라는 톤에 맞지 않는 대사들이 등장한다는 점, ‘사람 김정호를 쫒으며 놓친 ‘역사적 이해에 대한 부분 등 논란이 될 점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호를 재해석했다는 점에선 큰 의미를 남기게 됐다. 오는 7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