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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900회①] 키워드로 보는 18년의 역사
입력 2016-09-04 10:44 
[MBN스타 금빛나 기자] 평범한 이웃들이 전하는 특별한 사연들을 다루는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이하 ‘세상에 이런 일이)가 어느덧 횟수로는 900회를 맞이했다.

‘세상에 이런일이가 세상에 나온 지도 어느덧 18년. ‘세상에 이런 일이가 꾸준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유명한 스타가 아닌 우리 이웃들이 전하는 평범하고도 신기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시청자들과 소통해 왔던 것이다. 6mm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기법은 현장감을 극대화하면서 시청자 제보로 이뤄지는 ‘세상에 이런 일이의 리얼리티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900회를 지나오면서 SBS의 대표 교양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게 된 ‘세상에 이런 일이를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다.

◇ 18년간 ‘세상에 이런 일이를 지켜온 MC 임성훈·박소현


‘세상에 이런 일이에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MC 교체이다. 1998년 5월6일 가정의 달 특집 프로그램으로 시범 방송됐을 때부터 ‘세상에 이런 일이의 MC였던 임성훈과 박소현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 한 번의 결석도 없이 MC자리를 지켜왔다.

18년의 세월동안 ‘세상의 이런 일이의 패널들은 계속해서 변화해 갔다. 이성미(개그맨), 박광수(만화가), 박미선(개그맨), 표진인(의사), 김자옥(배우), 김민지(아나운서), 변기수(개그맨)에 걸쳐 지금 이윤아 아나운서에 오기까지 많은 이들이 ‘세상에 이런 일이를 왔다가 또 떠났지만, 임성훈과 박소현은 MC자리를 다른 이들에게 넘겨준 적이 없었다. 18년간 순간포착을 외쳐온 임성훈과 박소현은 ‘세상에 이런 일이의 얼굴이자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다.

임성훈은 ‘세상에 이런 일이 900회 기자간담회 당시 단 한 번의 결석도 없이 2명의 남녀 MC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박소현이 시집을 안 가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28살의 나이에 ‘세상에 이런 일이의 MC가 됐던 박소현은 현재 연예계 대표 골드미스로 꼽힌다. 임성훈은 결혼 적령기가 되면 신혼여행도 다녀오고, 아이를 낳게 되면 부득이하게 빠질 수밖에 없는데 박소현이 결혼을 하지 않아 준 덕분에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박소현은 임성훈의 장난을 웃으며 넘기며 ‘저희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부부를 보면서 ‘살면서 어떻게 한 번도 싸우는 일이 없어라고 생각을 한 적 있다. 그런데 ‘세상에 이런 일이를 하면서 임성훈과 싸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덕분에 당시의 인터뷰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남다른 호흡을 증명했다.


두 MC는 ‘세상에 이런 일이의 MC를 오래 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에 대해 ‘힐링을 꼽았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다른 진행과 달리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들려주는 열심히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도리어 힘을 얻는 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소현은 마치 교회 다니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박소현은 교회에 갔다오면 ‘열심히 살아야 해라고 마음을 다잡게 되지 않느냐. ‘세상에 이런 일이도 마찬가지고, 이를 일주일에 한 번씩 촬영을 하다 보니 제가 더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평소 욕심이 없다는 임성훈과 박소현은 ‘세상에 이런 일이의 자리를 지켜오면서 새로운 욕심이 생겼다. 1000회까지 ‘세상의 이런 일이의 MC 개근을 노리는 것이다. 그때까지 박소현은 결혼을 안 하는 것을 생각해 보겠다”고 약속 아닌 약속을 하기도 했다.

◇ 유기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누렁이 구조작전

1999년 6월 ‘세상에 이런일이에서 조명한 ‘누렁이 구조작전은 대한민국 최초로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1시간 특집 방송이었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 주민 제보로 소개된 떠돌이 개 누렁이는 목에 철사 줄이 조여져 있었으며, 그로 인해 우유를 먹으면 목으로 새어 나오는 모습으로 당시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누렁이는 지난 5년 간 몽둥이와 공기총가지 동원한 사람들에게 쫓겨 다녔고, 동네 아저씨들에게 잡혀 철사 줄에 목이 매달렸기도 했다. 가까스로 철사줄을 끊고 탈출했지만 굵은 철사는 목살을 점점 파고들며 피고름을 만들어 냈고, 누렁이는 음식도 제대로 삼키지 못한 앙상한 모습으로 동네를 떠돌아다니게 됐다.

제작진은 철야잠복하며 구출작전을 폈고, 인천 남부 소방서 119 구조대와 수의사, 마취총 전문가 등 200여명이 동원됐다. 인간이 욕심과 이기심으로 상처받은 동물과의 관계를 담았던 ‘누렁이 구조작전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실제 방송직후 수 많은 시청자 전화와 온라인상에 ‘누렁이 구명에 관한 글이 100여건 올라오면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세상에 이런 일이는 구조 후 사람을 극도로 피하는 누렁이가 다시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다루며 진한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누렁이 구조사건은 ‘세상에 이런 일이 사상 최초로 사람이 아닌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편이었으며, 이후 ‘2000년 한국방송대상 우수작품상이라는 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 성형에 대한 사회 문제를 일으키다…선풍기 아줌마의 ‘잃어버린 얼굴


‘세상에 이런 일이가 시청자들에게 가장 큰 인상을 남긴 편은 뭐니 뭐니 해도 ‘잃어버린 얼굴일 것이다. 이제는 ‘성형의 부작용을 대표하는 수식어가 된 ‘선풍기 아줌마 한미옥씨의 사연은 방송을 넘어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04년 ‘세상에 이런 일이는 성형 중독에 빠져 보통 사람보다 몇 배 크고 일그러진 얼굴을 가지게 된 한미옥씨의 이야기를 다뤘다. 당시 한미옥씨는 불법 시술의 후유증으로 얼굴이 일반인의 두 배 이상 커지고 얼굴이 선풍기만하다는 의미에서 ‘선풍기 아줌마라는 별칭이 생겼다.

무엇보다 충격을 주었단 것은 성형 후유증으로 망가진 외모와 달리 젊은 시절 뛰어난 미모를 자랑했던 것이었다. 밤무대 가수로 활동하던 한미옥씨는 외모에 대한 욕심으로 무면허 시술사에게 실리콘을 주입받기 시작했고, 결국 성형중독과 정신분열증으로 스스로 파라핀과 콩기름을 얼굴에 직접 주사해 지금과 같이 일그러진 얼굴을 갖게 됐다.

25일 방송 이후 프로그램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외모지상주의에 대해서는 비판하면서도 정신질환과 함께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진 한미옥 씨에 대한 동정 등의 내용으로 500여 건의 글이 게재되는 등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분당 시청률 31%를 기록했으며, 휴스턴 국제필름 페스티벌에서 '실환에 관한 프로그램 은상'을 수상하는 등 화제를 낳았다.

주인공이 원래 얼굴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고군분투와 더불어 제작진은 주인공의 얼굴 복원 수술에 동참했다. 시청자들은 선풍기 아줌마를 적극 응원했고, 후에 정신적인 치료와 더불어 점차 안정돼 가는 모습이 비춰지면서 안방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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