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냄새 풀풀 났지만, 무죄…이유는?

【 앵커멘트 】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집까지 찾아온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한 남성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음주 측정 요구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안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찰은 지난해 3월 경기도 시흥에서 음주운전 차량을 봤다는 신고를 받았습니다.

38살 문 모 씨 차량으로, 사이드미러를 접은 채 지그재그로 달리고 있었던 겁니다.

신고를 받고 문 씨의 집을 찾아간 경찰.

집에 들어갔을 때 문 씨는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며 자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문 씨를 깨워 음주측정을 요구했습니다.

문 씨는 이런 경찰을 향해 집에서 나가라고 항의하며, 음주측정을 거부했습니다.

술은 집에 들어온 뒤 마셨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음주운전을 확신했던 경찰은 문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문 씨는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결국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런 문 씨에게 죄가 없다고 봤습니다.

1심은 문 씨가 나가달라고 요청했는데도 응하지 않고 경찰이 음주측정을 요구한 점, 수색 영장 없이 집에 들어간 점 등을 문제 삼았습니다.

2심 역시 문 씨가 집에 들어온 지 1시간 정도 지나 음주운전 현행범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역시 이런 1, 2심을 받아들였습니다.

허락도 없이 집 안에 들어가 음주측정을 요구한 경찰의 행위는 절차를 어긴 것이라며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