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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 ‘울보’ 손흥민, 18일 만에 미소 되찾다
입력 2016-09-01 21:53 
손흥민은 1일 중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을 승리로 이끈 ‘열쇠’였다.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울보 손흥민(토트넘)이 18일 만에 미소를 되찾았다. 상대가 누구든 월드컵 예선 관문을 여는 건 쉽지 않건만, 그 열쇠가 된 손흥민의 발이었다.
18일 전 손흥민은 한국과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눈물을 흘렸다.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기회가 올 때마다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올림픽 메달의 꿈을 8강에서 접었다. 화살은 해결사 역할을 못한 손흥민을 향했다.
손흥민이 다시 그라운드를 질주한 건 18일 만이다. 토트넘으로 복귀했지만 출전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지난 8월 27일 리버풀전 대기 명단에 포함됐지만, 포체티노 감독의 호출은 없었다.
1일 중국전은 손흥민에게 올림픽 8강 온두라스전 패배 이후 첫 실전이었다. 어떤 경기든 의미가 없겠냐만, 이번에도 중대했다. 손흥민은 물론 한국축구를 위해서도. 나흘 전 손흥민은 지금은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중국에 이기는 것만 생각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손흥민은 큰 경기에 강했다. 이전까지 A매치 48경기 16골. 그 중 월드컵 예선 및 본선, 그리고 아시안컵 본선에서 12골을 터뜨렸다. 특히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에서만 팀 내 최다인 6골을 넣어 최종예선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손흥민은 초반 도드라지지 않았다.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나 시원한 슈팅도 보이지 않았다. 손흥민의 잘못은 아니다. 중국이 수비 숫자를 많이 두면서 전반적으로 경기 템포가 떨어졌고, 전방을 향한 패스 정확도도 떨어졌다.
3주간 브라질, 영국, 한국을 오간 손흥민이다. 실전 감각도 떨어질 수밖에. 그러나 존재감은 확실했다. 그리고 컨디션도 뛸수록 좋아졌다.

어렵게 꼬여갈 수 있는 흐름을 한국이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전반 20분 득점도 그의 발끝에서 이뤄졌다. 전담 키커인 손흥민은 왼 측면 프리킥서 골문을 향해 낮고 빠르게 패스했다. 이를 두고 한국과 중국 선수들이 경합을 하는 과정에서 정즈의 자책골로 이어졌다. 손흥민의 공이 50% 이상이었다.
전반 막판부터 중국의 반격이 서서히 펼쳐지는 가운데 손흥민은 한국 공격의 축이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움직였다. 오른 측면에서 번뜩이는 플레이도 펼쳤다. 전반보다 후반 플레이가 더 과감해졌다.
손흥민은 1일 중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을 승리로 이끈 ‘열쇠였다.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손흥민이 측면에서 흔들면서 한국의 공격 활로도 뚫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의 골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후반 17분과 후반 21분 잇달아 터진 추가골은 모두 측면 공격에서 비롯됐다. 3번째 골도 손흥민-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구자철(아우크수블크)로 이어진 작품이었다.
손흥민은 우려를 지웠다. 그리고 브라질에서 못다 한 플레이를 마음껏 펼쳤다. 활기를 띄기 시작한 공격의 방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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