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새 아파트 청약 최고경쟁률 릴레이
입력 2016-09-01 17:19  | 수정 2016-09-01 22:02
새 아파트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와 가을 성수기가 맞물려 분양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올 들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들이 잇달아 등장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달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주택공급 물량 축소를 처방전으로 들고나온 여파도 작용하고 있다. 미분양이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발표했지만 시장에선 이를 부동산 경기를 유지하겠다는 당국의 의지로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1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 신영의 '세종 지웰 푸르지오'는 100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7420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74.2대1을 기록했다. 특히 74㎡D형은 8가구 모집에 2880명이 몰려 무려 360.0대1을 기록했다. 주상복합 물량 중에는 세종시 최고 경쟁률이다. 세종시의 강남으로 불리는 2-1생활권에 위치한 데다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35층으로 설계돼 청약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신영 관계자는 "인근 대전과 청주뿐 아니라 청약자격이 완화되면서 서울 등 외지인들이 청약에 대거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1구역 '래미안 장위1'도 올해 강북권 최고치인 21.1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59㎡ 경쟁률은 무려 65.3대1에 달했다. 분양 관계자는 "주택 공급 축소가 가계부채 대책으로 제시되면서 새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부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분양 예정인 단지 견본주택 관계자들은 "8·25대책 이후 수요자들의 문의전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계약을 앞둔 단지들도 완판(완전판매)을 자신하고 있다. 평균 100.6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올해 수도권 최고 경쟁률 기록을 세운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는 계약자가 직접 계약금 10%와 중도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단기간에 계약이 끝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가계부채 대책 덕에 공급과잉에 대한 염려가 줄고 저금리 기조 아래에선 나중에 내다 팔아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확실한 투자처라는 인식 때문에 상당수의 1순위 당첨자들이 계약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개발이 동탄2신도시에서 1차에 이어 분양한 '동탄2신도시 2차 동원로얄듀크'는 계약 시작 나흘 만에 100% 계약을 마쳤다.
이 같은 분양시장 분위기를 타고 건설사들도 적극 분양에 나설 태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5만6510가구(임대 제외)의 새 아파트가 분양된다. 올 들어 월별 기준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 단지 중심으로 청약경쟁률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택지 공급 축소가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심리를 부채질한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팀장은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 외에 하남, 고양 원흥 등 서울과 접근성이 좋고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수도권 일부에도 청약자들이 몰릴 것"이라며 "저금리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인기 지역의 청약 과열 양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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