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여 유목문화 유물 '동병철검' 발견…최초, 최장 북방계 장검
입력 2016-08-31 19:55 
동병철검/사진=연합뉴스
부여 유목문화 유물 '동병철검' 발견…최초 최장 북방계 장검


북방계 부여 유목문화의 유물인 '동병철검'(銅炳鐵劍)이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부여와 마한의 교류, 부여 지배계층의 마한 이주 학설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사료로 평가됩니다.

중앙문화재연구원은 충북 청주시 오송읍 생명과학단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마한계 토광묘에서 동병철검을 찾아냈다고 31일 밝혔습니다.

연구원이 지난해 연말 발견해 보존처리 중인 이 동병철검은 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길이는 약 1m다. 15㎝ 길이의 손잡이에는 수수 크기의 작은 돌기가 촘촘하게 박혀 있습니다.


조상기 중앙문화재연구원장은 "이렇게 긴 북방계 장검이 우리나라에서 출토된 적은 없다"며 "보존처리를 마치면 성분 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주에 있었던 부여는 다양한 문화가 혼재돼 있던 나라로, 정착한 부족과 유목생활을 하는 부족이 공존했습니다.

동병철검은 중국 지린성 라오허션(老河深) 유적과 랴오닝성 시차고우(西<分 아래 山>溝) 유적에서도 나온 바 있으며, 학계에서는 이를 부여 유목문화의 유물로 보고 있습니다.

북방고고학을 전공한 강인욱 경희대 교수는 "최고급 물품인 동병철검을 사람들이 거래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면서 "사서를 보면 백제 건국 과정에 온조와 비류로 대표되는 부여계 고구려인의 역할이 강조돼 있는데, 청주에서 나온 동병철검은 부여계와 마한 백제 사이의 관계를 고고학적으로 증명하는 최초의 유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기원 전후한 시기에 흉노 세력이 약해지면서 북방 지역의 역사가 재편됐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당시에 북방계 유물이 아시아 전역으로 퍼졌고, 이 문화가 부여를 거쳐 한반도로 남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강 교수는 "흔히 북방계 유물이라고 하면 4∼5세기 신라 금관만 떠올리고, 삼한을 이야기할 때 중국 낙랑 문화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뒤 "북방계 유물이 한반도와 일본에서 꾸준하게 출토되고 있는데, 동북아시아의 지역 범위를 더 넓게 설정해 역사를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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