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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 과시’ 김광현, 친정팀 못 넘은 고효준
입력 2016-08-30 21:35  | 수정 2016-08-30 21:38
SK 에이스 김광현이 행운과 야수들의 호수비 속에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친정팀을 향한 화살은 대포 두 방에 허물어졌다. 반면 돌아온 에이스는 여러 지원 속에서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전자는 KIA 타이거즈 고효준이고 후자는 SK 와이번스 김광현이다.
30일 광주에서 열린 SK와 KIA의 경기는 여러 부분에서 흥미를 일으켰다. 한 경기차 치열한 5강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점을 시작으로 윤석민(KIA)의 복귀전까지 겹치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렇지만 특별히 더욱 이목을 끈 것은 선발투수 매치 업이었다. 고효준과 김광현의 맞대결이 예고된 순간부터 점쳐졌던 일.
고효준에게는 남다른 선발등판이었다. 지난달 31일 임준혁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후 대부분의 시즌을 SK에서 보낸 고효준에게는 도전이자 전환점. 이적 후 좌완 불펜요원으로서 그는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결국 김기태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 시작한 고효준은 선발로서 임무를 확장, 지난 두 번의 등판 동안 호투하며 반전을 이뤄냈다. 이날 세 번째 선발 등판은 친정팀을 맞아 더한 의미를 가진 측면이 있다.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 빠른 속구와 좌우를 찌르는 제구력이 빛을 발휘했다. 고효준은 경기 내내 여유있는 표정을 보이며 친정팀에 대한 부담은 없는 듯 보였다. 지난 두 번의 호투와 유사한 방향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문제는 더욱 컨디션이 좋았던 상대타자 최정을 넘지 못한 것이었다. 1회 1사 1루 상황과 3회 2사 1루 상황에서 모두 최정에게 큼지막한 투런 홈런을 맞으며 순식간에 4실점을 했다. 좋은 흐름을 유지하다 맞은 벼락 대포이기에 스스로와 팀에게 더욱 아쉬웠던 부분.
결국 두 번의 아쉬움을 제외하고 호투했던 고효준은 4회 고메즈에게 2타점 적시타까지 맞으며 마운드를 내려온다.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등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반면 돌아온 SK의 에이스 김광현은 수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지난달 초 지난달 왼팔 굴곡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고 한 달 넘게 엔트리에서 빠져있던 그는 회복 후 불펜투수 임무부터 시작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구원으로 3경기 동안 3이닝을 던지며 2실점했다. 이후 지난 24일 삼성전에 선발복귀전에 나섰고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승리투수를 따내며 순조로운 에이스의 귀환을 신고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등판한 고효준(사진)은 초반 선방했으나 최정의 대포 두 방에 급격히 흔들렸다. 사진=MK스포츠 DB
다만 그가 컨디션을 회복하는 사이 SK는 연패에 빠지며 4위 자리도 내준 채 힘겨운 5강 싸움을 펼치게 됐다. 에이스로서 책임감이 묻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팀과 자신을 위해서 안정감 넘치는 피칭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그리고 김광현은 그 기대에 응답하는 피칭을 했다. 6이닝 동안 7피안타를 맞았지만 자책점은 두 번의 솔로포 두 방에 그쳤다. 특히 최대위기였던 2회말 만루 상황에서 1점 밖에 내주지 않은 것이 컸다. 행운과 호수비가 도왔다. 상대 스퀴즈번트 작전실패와 2루수 최정용의 호수비가 이어지며 넘어갈 듯했던 흐름을 되돌렸다.
이후 지키는 피칭을 해낸 김광현은 6이닝을 완수한 뒤 채병용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여러 안팎의 부담과 수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 앞에서 이뤄낸 쾌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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