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총 42% 손바뀜…한진해운 투자자 악~
입력 2016-08-30 17:51  | 수정 2016-08-30 22:17
'대마불사'를 기대하며 한진해운 주식을 끌어모았던 개미투자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장 초반 기대감에 급등했던 주가가 채권단의 자금 지원 거부 소식으로 몇 시간 만에 급락하면서 고점 투자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채권 가격도 이날 하루 30% 가까이 급락해 큰 손실이 염려된다.
30일 한진해운 주가는 전일 대비 395원(24.16%) 급락한 주당 1240원에서 오후에 거래가 정지됐다. 한진해운 채권단이 자금 지원을 거부하면서 회생절차(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의 투매성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의 이날 하루 거래량이 8440만여 주, 거래대금이 1271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 3041억원의 42%에 달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한진해운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설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조회공시를 요구하며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특히 이날 한진해운은 순차적으로 시장에 퍼진 채권단 회의와 자금 지원 거부 소식에 주가가 급등락, 하루 등락폭이 40%에 달했다. 일부 언론이 한진해운 채권단 긴급회의 소식을 전한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최대 19%까지 상승했으나 오전 11시55분께 자금 지원 거부 소식이 전해지자 하한가로 직행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고점인 1940원에 매입한 투자자들은 최저가인 1160원에 매도했다면 주당 780원(40.2%)의 손실을 본 셈이다.
이 같은 주가 급등을 두고 일각에서는 일부 작전세력 개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경우 큰 이슈를 앞두고 있어 작전세력이 주식 매입과 함께 호재성 뉴스를 퍼뜨려 매입단가를 높인 후 차익 실현에 나서기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거래량을 고려했을 때 작전세력의 개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류제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일 한진해운 거래량을 보면 세력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며 "한진해운 자금 지원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3000원 이하에서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사실상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대량 매도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진해운 주가가 마지막으로 3000원대를 유지했던 지난 4월 20일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한진해운 주식 528만여 주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365만여 주를, 기관투자가들은 200만여 주를 순매도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한진해운 채권값은 이날 30%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한진해운 회사채 장내 채권거래도 주식거래와 마찬가지로 오후 1시 30분을 기점으로 정지됐다. 한진해운이 2012년 6월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한진해운76-2)는 이날 장내 채권시장에서 전날 대비 28.16%(1020원) 내린 2730원을 나타냈다. 오는 9월 만기인 5년물(한진해운71-2)도 전날보다 30%(1245원) 급락한 2905원까지 내려앉았다. 연초 9000~1만원 선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거의 3분의 1가량이 공중분해된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장내 채권시장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고, 그간 시장에선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한 매수 및 매도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역시 한진해운 회사채값은 단 10분 만에 10% 이상 급등하다가 다시 30% 가까이 내려앉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재 한진해운이 발행한 회사채(영구채 제외) 잔액은 총 1조1178억원이다. 그 가운데 장내 채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한진해운 공모사채 규모는 총 4210억원이며, 이 가운데 20%가량인 842억원(추산)을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두 달 전과 비교해 기관 및 개인이 차지하고 있는 한진해운 회사채 비중에 큰 변화가 없다"며 "개인은 대략 9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까지 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용건 기자 /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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