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 내용과 효과, 부작용을 두고 금융당국(금융위원회)과 주택당국(국토교통부)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토부가 공급 축소를 둘러싼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금융위는 추가 대책 필요성을 언급하며 국토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대책을 구실로 금융당국이 주택 정책까지 넘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김경환 국토부 차관은 지난 29일 시간 차를 두고 최근 공동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에 대해 언급했지만 시각차를 드러냈다. 두 사람은 주택 공급 과잉에 대해 우려했지만 인식과 표현에는 큰 차이를 보였다. 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임 위원장의 발언 강도가 훨씬 강하다.
임 위원장은 "최근 분양시장 과열과 가수요로 인해 분양물량이 집단대출로 고스란히 이어지기 때문에 주택 공급 물량을 조절해 집단대출 증가에 대한 근원적 대응을 하려 한다"며 "만약 공급 과잉이 지속된다면 내년 하반기부터 2012년과 같은 입주 거부와 분쟁이 발생하고 가계부채 건전성도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차관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예정된 입주 물량만 100만가구가 넘기 때문에 공급 조절을 하지 않으면 과잉 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미분양 주택이 공급 과잉의 선행지표가 된다"고 설명했다.
대책 발표로 논란이 일고 있는 청약 과열과 집값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두 사람의 시각은 달랐다. 임 위원장은 "주택 공급 물량 축소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이는 과도한 걱정"이라며 시장의 인식과 큰 괴리를 보였다. 반면 김 차관은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집중되는 곳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택지 공급은 수도권에 집중해서 감축하지 않겠다"며 갑자기 수도권 아파트 공급이 줄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후속 대책과 관련해서도 두 사람의 발언이 미묘한 차이를 나타냈다. 임 위원장은 후속 대책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대책을) 철저히 집행하고 그 성과를 냉정히 평가해 필요한 대책을 지속하겠다"며 "분양시장 과열 지속 등의 상황에 대비해 비상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관계기관과 미리 협의를 완료하는 등 즉각 집행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 차관은 "강남 지역을 타깃으로 전매제한 강화 같은 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는 몇 개의 재건축 단지 일반분양 경쟁률이 가열되고 있지만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률 자체는 작년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라며 "(강남 재건축 과열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대응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이번 대책을 보면 금융위보다 국토부가 해야 할 일이 대부분"이라며 "국토부가 정책 주도권을 잡고 가지 못하고 금융위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 자칫 시장 안정을 해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부동산 정책을 넘볼 게 아니라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 금융 정책에 우선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김경환 국토부 차관은 지난 29일 시간 차를 두고 최근 공동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에 대해 언급했지만 시각차를 드러냈다. 두 사람은 주택 공급 과잉에 대해 우려했지만 인식과 표현에는 큰 차이를 보였다. 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임 위원장의 발언 강도가 훨씬 강하다.
임 위원장은 "최근 분양시장 과열과 가수요로 인해 분양물량이 집단대출로 고스란히 이어지기 때문에 주택 공급 물량을 조절해 집단대출 증가에 대한 근원적 대응을 하려 한다"며 "만약 공급 과잉이 지속된다면 내년 하반기부터 2012년과 같은 입주 거부와 분쟁이 발생하고 가계부채 건전성도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차관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예정된 입주 물량만 100만가구가 넘기 때문에 공급 조절을 하지 않으면 과잉 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미분양 주택이 공급 과잉의 선행지표가 된다"고 설명했다.
대책 발표로 논란이 일고 있는 청약 과열과 집값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두 사람의 시각은 달랐다. 임 위원장은 "주택 공급 물량 축소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이는 과도한 걱정"이라며 시장의 인식과 큰 괴리를 보였다. 반면 김 차관은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집중되는 곳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택지 공급은 수도권에 집중해서 감축하지 않겠다"며 갑자기 수도권 아파트 공급이 줄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후속 대책과 관련해서도 두 사람의 발언이 미묘한 차이를 나타냈다. 임 위원장은 후속 대책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대책을) 철저히 집행하고 그 성과를 냉정히 평가해 필요한 대책을 지속하겠다"며 "분양시장 과열 지속 등의 상황에 대비해 비상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관계기관과 미리 협의를 완료하는 등 즉각 집행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 차관은 "강남 지역을 타깃으로 전매제한 강화 같은 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는 몇 개의 재건축 단지 일반분양 경쟁률이 가열되고 있지만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률 자체는 작년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라며 "(강남 재건축 과열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대응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이번 대책을 보면 금융위보다 국토부가 해야 할 일이 대부분"이라며 "국토부가 정책 주도권을 잡고 가지 못하고 금융위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 자칫 시장 안정을 해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부동산 정책을 넘볼 게 아니라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 금융 정책에 우선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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