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SDI, 헝가리 배터리 공장 ‘유럽 전기차시장 겨냥’
입력 2016-08-30 16:47 

삼성SDI가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시장에서 톱 기업으로 나서기 위한 그랜드 플랜을 구체화했다. 유럽 배터리 생산거점을 헝가리로 최종 확정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감에 따라 기존의 울산, 중국 시안과 함께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조남성(사진) 삼성SDI 사장이 선언한 ‘5년내 3조원 투자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30일(현지시간) 헝가리 정부청사에서 헝가리 외교통상부의 시야르또 장관과 삼성SDI 중대형사업부 정세웅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SDI는 이 자리에서 2018년 하반기 본격 가동을 목표로, 약 4000억원을 투자해 순수 전기차(EV) 기준 연간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헝가리 정부 측도 삼성SDI의 공장 건설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은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북쪽으로 25km 떨어진 괴드시에 약 10만 평(33만 제곱미터) 규모로 기존 PDP 생산 공장을 재건축하는 방식으로 건설된다. 기존의 공장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건축 기간이나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수익성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삼성SDI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SDI 헝가리 공장은 지난 2001년 건설된 이후 브라운관, 플라즈마액정디스플레이패널(PDP) 등 디스플레이를 생산해 왔던 곳이다.

이번 헝가리 공장건설로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글로벌화가 한단계 더 진전됐다. 연 6만대 생산이 가능한 울산공장과 3만대의 중국 시안공장에 이어, 헝가리 공장에서 5만대 생산이 가능해지면 총 14만대 규모의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삼성SDI는 추가적으로 글로벌 생산라인을 더 구축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2020년까지 생산라인 글로벌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SDI가 지난해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사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팩(Pack) 사업을 인수해 공식 출범시킨 ‘삼성SDI 배터리시스템스(SDIBS)도 글로벌 배터리생산라인 구축의 일환이다. 울산과 중국 시안공장은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고 있는데 배터리 팩 공장까지 연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셀→모듈→팩으로 이어지는 일관사업 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삼성SDI에서 중대형사업부를 맡고 있는 정세웅 부사장은 이번 헝가리 공장 건설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장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유럽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는 유리한 거점을 마련한 셈이다. 헝가리에는 벤츠와 BMW, 폭스바겐 등 유럽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기지가 몰려있기 때문에 물류비 절감과 함께 고객들의 요구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배터리 팩 생산거점인 SDIBS가 오스트리아에 있기 때문에 시너지효과도 노릴 수 있게 됐다. 헝가리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만들면, 오스트리아 공장으로 옮겨 배터리 팩까지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셀부터 팩까지 일관생산체제를 유럽에서도 구축한 셈이다. 장세웅 부사장은 (오스트리아에 있는) SDIBS와의 시너지를 통해 유럽 고객들의 다양한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도 전기차 시대가 생각보다 빠른 시일에 도래할 것이라고 보고 생산 규모 확대와,기술 리더쉽 확보, 조직문화 쇄신 등을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다. 특히 향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전기차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 선점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시장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라인 추가 증설 등 2020년까지 총 6억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매출 1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2020년까지 연평균 21%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세계 최고 제품 라인업과 경쟁력을 토대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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