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날씨 대격변에 쇼핑검색어 1위 선풍기→후드티
입력 2016-08-30 15:59 
매장 직원이 가을 패션상품을 매장에 디스플레이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 온라인 쇼핑몰에서 선풍기를 검색하던 고객들이 돌변했다. 끝이 없이 계속될 것 같던 폭염이 지난 주말 꺽이고 갑작스레 쌀쌀한 가을날씨가 시작되자 니트, 스웨터 등 가을 상품과 따뜻한 음료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폭염으로 연기됐었던 가을·겨울 상품 마케팅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등 변신에 나서고 있다.
30일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21일 쇼핑 인기검색어 1위는 선풍기였고, 에어컨, 래쉬가드 등 여름관련 상품이 10위권 내에 포함됐다. 하지만 지난 주말 인기검색어 1위에는 ‘후드 티셔츠가 올랐고, 10위권 내에 맨투맨, 후드집업 등 가을의류 관련 키워드가 대거 진입했다.
온라인몰 옥션에서도 갑작스런 날씨 변화로 온수매트 등 난방가전과 가을용 의류의 매출이 최근 크게 늘었다. 또한 1주일 전에 비해 여성 가디건이 314% 가량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가을 패션상품이 베스트상품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니트·스웨터(100%), 레깅스(94%), 재킷·코트(117%), 점퍼·패딩(198%) 등이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온라인몰 G마켓에서는 전체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1위에 ‘아동용 가을의류가 올랐고, 여성의류 중에서도 니트, 가디건 등 환절기에 입기 좋은 패션상품이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식품 또한 고구마와 유자차, 홍삼 등 감기를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상품의 판매량이 확대됐다.

옥션 관계자는 폭염이 갑자기 꺾이고 일교차가 심해지자 가디건과 재킷 등 가을상품이 베스트상품 내에 진입했다”며 야외활동에 적합한 가을용 기능성 스포츠웨어나 편안한 운동복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홈쇼핑도 일제히 가을 신상품 판매에 돌입했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가을의류를 집중 편성한 GS샵에서는 49만8000원의 비교적 고가상품인 ‘로버 트라페즈 코트가 20분동안 850벌이 판매되는 등 가을·겨울 상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폭염에 지지부진하던 주방 조리도구들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실리트 실라간 압력솥 콤비는 40분 동안 13억원의 주문을 올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CJ오쇼핑은 지난주까지 여름용 각질제거 상품, 여름속옷 등을 판매했지만, 이번주 이후부터 홍삼·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과 건조해진 날씨를 겨냥한 ‘이미용 기초 보습세트 등의 방송을 편성할 예정이다. 또 완연한 가을날씨가 예상되는 9월 중순부터는 온수매트와 김치냉장고 등 계절가전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주까지 여름 의류상품과 아이스 애플망고, ‘매그넘 아이스크림 등 계절 식품의 방송을 편성했던 현대홈쇼핑도 본격적인 가을 신상품 의류 판매에 들어갔다.
백화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백화점의 가디건, 후드티, 트렌치코트 등 가을상품의 판매 추이를 보면, 폭염으로 인해 지난 19일(금)부터 25일(목)까지 전년 동기 대비 -2.1% 역신장했다. 폭염으로 가을 옷들이 고객들의 눈길을 끌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날씨가 풀리기 시작한 26일부터 29일까지는 4.3% 신장세로 돌아섰고 전주 주말과 비교하면 가울 상품군 매출이 12.4% 증가했다.
양금지 롯데백화점 여성패션 바이어는 갑자기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트렌치코트, 가디건, 가죽재킷 등 가을상품군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특히 일부 브랜드의 블라우스, 데님재킷 등의 품목은 갑자기 주문이 몰려 품절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편의점도 가을·겨울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지난 주말(26~28일) 편의점 씨유(CU)에서는 따뜻한 즉석원두커피가 직전주 같은 요일보다 40%나 더 팔렸다. 아이스커피 대신 따뜻한 커피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킹(37.6%), 핫바(15.3%), 꿀물(6.7%) 등의 매출도 뚜렷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CU 찐빵, 오뎅 등 겨울 주요 먹거리 상품들의 출시 일정을 예년보다 조금 더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통 8월달에 가을·겨울 프로모션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만 올해는 길어진 폭염 때문에 예년에 비해 2주 이상 늦춰진 상황”이라며 갑작스럽게 기온이 크게 떨어진 만큼 가을·겨울 상품 실적을 올리기 위한 업체들의 판매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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