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애플, 유럽서 1조원 세금폭탄 맞는다
입력 2016-08-30 15:17 

애플이 유럽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폭탄을 맞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추징되는 세금규모는 최소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FT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불법적인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았기때문에 체납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현지시간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 추징되는 세금 규모는 최소 10억 유로(1조 2500억원) 이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EC가 개별 기업에 부과한 세금 추징액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지난해 프랑스 국영에너지업체 EDF에 부과했던 13억7700만 유로였다. EC는 애플이 수백억 달러 규모 이익에 대한 세금을 회피하도록 도운 혐의로 지난 2014년 아일랜드 정부를 제소한뒤 3년간의 조사를 거쳐 이번에 결론을 내리게 됐다. 마르그리트 베스타거 집행위원이 이날 오전 EU 행정 위원 등 관련자들에 제공한 130페이지 보고서에는 그동안 조사 내용과 함께 애플이 유리한 조건으로 사실상 세제특혜를 누렸다는 내용이 담긴것으로 파악됐다. FT에 따르면 아일랜드 법인세율은 12.5%로 선진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게다가 애플이 유럽 판매분과 관련해 아일랜드에서 적용받은 실효 세율은 채 1%가 안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로이터는 아일랜드 정부가 애플이 자국 내에서 일자리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세금 감면 특혜를 줬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아일랜드 ‘코크(Cork)라는 도시에서 55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애플 유럽 전체직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외신에 따르면 아일랜드 정부는 ‘더블 아이리시(Double Irish) 제도를 통해 외국 기업을 유치해 왔다. 더블 아이리시란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법인으로 회사 수익금을 이동시킨 후 이를 다시 버뮤다 등 조세 회피처로 옮겨 세금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애플을 포함해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기업들이 이 기법을 활용해왔다. 이 시스템은 EU국가들의 압력으로 인해 오는 2020년 폐지될 예정이다.
EC의 이번 결정으로 아일랜드는 애플에 대해 세금을 재산정해야 한다. 애플과 아일랜드 정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법적 대응할 방침이다. 미국도 EC가 초국가 과세당국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이같은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EC는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국적 기업에 대한 세금 추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C는 애플에 앞서 네덜란드 정부에 스타벅스로부터 3000만 유로(375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거둬들이도록 명령했고, 룩셈부르크 정부에게도 같은 금액을 피아트 크라이슬러로부터 징수하도록 요구했다. 또 EC는 미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 탈세혐의 조사도 진행 중이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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