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즈벡 대통령 "뇌출혈로 입원…중환자실에서 치료 중"
입력 2016-08-30 14:03 
우즈벡 대통령/타스=연합뉴스
우즈벡 대통령 "뇌출혈로 입원…중환자실에서 치료 중"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78)이 뇌출혈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그의 딸이 29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카리모프의 둘째 딸 롤라 카리모바-틸랴예바(38)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아버지가 27일 아침 일어난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했고 현재 중환자실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상태는 안정적이지만 앞으로 그의 건강에 대해 어떤 예상을 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사람들이 과도한 추측을 자제하고 우리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어, 우즈벡어, 영어 등 3개 언어로 쓴 글에서 "잘못된 소문을 막기 위해 아버지와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슬픈 일을 얘기한다"면서 이같이 전했습니다.


앞서 우즈벡 내각은 전날 발표한 보도문에서 "카리모프 대통령이 입원 치료 중"이라고 밝히면서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밀 검사와 치료에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체적 병명이나 상태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우즈벡 현지 언론은 내각 발표와 관련 "25년 독립 역사에서 정부가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공개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는 대통령이심각한 상태이며 생사의 갈림길에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권위주의적 통치자인 카리모프가 장기 철권통치를 이어오고 있는 폐쇄적인 우즈벡 사회에서 대통령과 가족의 사생활과 동정에 관한 소식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왔습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지난 1990년 소련 내 우즈베키스탄 공화국 대통령에 올라 소련 붕괴 후인 1991년 11월 직선제로 독립 우즈베키스탄의 초대 대통령에 선출된 뒤 25년 동안 권좌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야권 인사와 언론인을 탄압하거나 투옥하고 야당의 정치활동을 사실상 차단하는 등 독재를 일삼아 왔다는 서방의 평가를 받습니다.

지난 2005년 자국 동부 안디잔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를 군대를 투입해 강경 진압하면서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 수백 명이 학살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자국 내에선 느리지만 꾸준한 경제성장과 정치 안정 등으로 높은 지지를 얻어 네 차례의 대선에서 80~90%대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되는 통치술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크렘린궁은 카리모프 대통령의 와병 소식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조속한 쾌유를 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카리모프 와병으로 인한 우즈벡 정세 불안정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최근 두 나라 정상 간에 논의된 계획들과 관련 양국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면서 "우즈벡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좋은 소식만을 듣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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