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공항서 총격 소동 '아수라장'…원인은 '굉음' 탓

LA 공항서 총격 소동 '아수라장'…원인은 '굉음' 탓



미국 서부의 관문인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에서 28일 오후(현지시간) 발생한 총격 소동은 원인 미상의 '굉음'에 따른 것이라고 로스앤젤레스 경찰이 밝혔습니다.

LA 공항에선 28일 오후 8시 45분께 여객 청사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사건이 접수돼 혼비백산한 수많은 승객이 서둘러 대피하느라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일부 승객은 터미널을 벗어나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공항 활주로로 뛰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즉각 공항을 폐쇄하고 총격 용의자 수색과 추적에 나섰지만, 터미널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 TV를 확인한 결과 총격 용의자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29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승객들이 굉음을 총소리로 오해해 벌어진 소동으로 보고 현재 이 굉음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29일 오전 LA 공항에서 여객기 운항은 정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CNN 방송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의 보도를 보면, 총격 소동은 공항 터미널 1, 4, 6, 7, 8 등 5개 동에서 동시에 발생했습니다.

굉음을 총소리로 잘못 들은 승객들이 겁에 질려 한꺼번에 여객 청사 바깥으로 뛰쳐나오면서 공항은 대혼잡을 이뤘습니다.

LA 공항은 1∼8번 터미널을 순차적으로 배치한 타원형 형태입니다. 3∼4번 터미널 사이 국제선 터미널인 톰 브래들리 터미널이 있습니다.

총격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지휘통제소를 차리고 공항을 폐쇄해 외부 차량의 유입을 통제했습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활주로로 대피하는 승객들은 발견한 직후인 오후 9시부터 30분간 모든 여객기의 이·착륙을 금지했습니다.

경찰은 총격 사건 접수 직전 7번 터미널에서 칼을 찬 채 검객 조로 복장을 한 한 남성을 붙잡아 이번 사건에 연루 가능성을 조사했지만, 플라스틱 모형 칼임을 확인한 뒤 그를 방면했습니다.

공항 터미널을 돌며 수색에 나선 경찰은 실제 총격이 벌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다친 사람도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FAA는 10시께 여객기 이·착륙을 재개했고, 경찰은 10시 30분께 공항 진입로를 재개방했습니다. 모든 터미널이 안전하다는 경찰의 최종 발표가 나온 건 10시 45분이었습니다.

공항이 폐쇄된 30분간 27편의 여객기가 인근 온타리오 국제공항 등 다른 공항에 우회 착륙했습니다. 281편의 여객기의 출·도착이 지연되고 여객이 두 편은 아예 취소됐습니다.

50대 중년 여성인 낸시 모하라스는 "커피 마시면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던 중 수많은 사람이 '총격 용의자가 나타났다'며 뛰었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그는 10분마다 가족과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배우인 앤 두덱은 "비행을 마치고 7번 터미널에서 짐을 찾으려 할 때 많은 사람이 누군가 총에 맞았다면서 공포에 질려 뛰기 시작했다"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짐도 내팽개친 채 터미널 밖으로 나가면서 공포가 더욱 확산했다"고 말했습니다.

LA 공항도 "승객들의 입을 통해,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총격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졌다"고 평했습니다.

이번 소동은 또 다른 대형 공항인 뉴욕 JFK 공항에서 발생한 사건과 흡사합니다.

JFK 공항은 지난 14일 8번 터미널에서 총격이 벌어졌다는 허위 신고 탓에 3시간 동안 마비됐습니다.

용의자 검거에 나선 경찰은 정밀 수색 후 총격 흔적이나 부상자는 없었다고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당시에도 거짓 신고로 유발된 총격 소동이 승객들의 입을 타면서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