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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연인’ 첫방②] 고려시대에 정착한 ‘보보경심’, 볼거리는 화려하지만…
입력 2016-08-30 09:18 
[MBN스타 금빛나 기자] 중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소설이자 드라마 ‘보보경심이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라는 제목으로 대한민국에 상륙했다. 청나라 황실에서 고려시대로 바꾸고 볼거리를 강화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이지만, 급한 전개와 일부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 등 아쉬운 점이 분명하게 존재했다.

29일 첫 방송된 ‘달의 연인은 21세기 여인 고하진의 태조 왕건이 세운 10세기 고려의 소녀 해수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루며 시작을 알렸다.

‘달의 연인은 현대 여성인 장효가 우연히 청나라 시대로 타임슬립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중국의 인기소설 ‘보보경심을 원작으로 이를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된 작품이다. 중국에서 이미 36부작 드라마로 제작됐으며, 같은 제목으로 시즌2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자랑하는 중국 드라마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보보경심이 국내에서 리메이크됨에 따라 원작에서 배경으로 하는 청나라 황실은 고려 황실로, 청나라의 수많은 황자들은 고려 태조 왕건의 수많았던 황자들로 바뀌었다. 실제 역사적으로 태조 왕건의 경우 고려를 세운 후 분열과 혼란을 막기 위한 정책 중 하나로 정략결혼을 하면서 무려 29명이나 되는 부인과 34명의 자식을 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신라의 구 왕실을 포함해 각 지방의 유력 호족들과 혼인으로 동맹을 맺은 왕건은 지금은 당신이 일개 지방의 지배자일 뿐이지만, 만약 당신의 딸이 낳은 아들이 왕위에 오르면, 천하의 2인자로 올라선다”라는 희망을 주며 이들의 충성을 이끌어냈던 것이다.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은 수많은 ‘꽃미남 황자가 필요했던 ‘달의 연인과 딱 맞아 떨어졌고, 덕분에 ‘보보경심을 국내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 하는 작업은 어색하지 않게 이뤄졌다. 왕권이 왕권에서 물러난 이후 34명이나 되는 자식들은 ‘황제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왕권전쟁을 벌였는데, 실제 왕건 이후 황자 왕소가 광종이 되기까지 무려 2번의 왕이 교체됐었다. 혜종은 배다른 형제들에 의해 제거됐고, 형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정종의 경우 겉으로는 강인하지만 벼락 치는 소리에 놀라 몸져눕는 유약함으로 인해 왕위에 오른 지 4년 만에 세상을 등졌다. 이렇듯 고려 초기의 혼란스러움과 왕자들의 싸움은 ‘보보경심에 잘 맞아 떨어졌고, 여기에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적인 요소는 퓨전사극이 줄 수 있는 상상력과 재미를 가미할 수 있었다.

조건적으로 봤을 때 완벽한 ‘달의 연인이었지만 분명한 한계는 존재했다. 제일 먼저는 중국 드라마에서는 36작으로 긴 호흡의 드라마였던 ‘보보경심이 20부작으로 줄어들면서 생기는 전개의 구멍이었다. 급하게 고려시대로 타임슬립이 이뤄지다보니 현대 여인 고하진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것이다. 고하진의 나이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왜 해수의 몸을 얻게 된 이후 젊어졌다”고 좋아하게 된 것인지, 현대에서 고려시대로 넘어오면서 생기게 된 고하진의 트라우마나, 가족을 그리워하는 모습들은 스치듯 지나치면서 전개에 대해 지나치게 불친절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 황권에 대한 해수(고하진)의 지나친 무지는 억지스러움도 느껴졌다. 공주인 황보연화에게 대놓고 시비를 건다든지 황자 왕은(백현 분)과 주먹다짐은 누구나 상식적인 정보에서 한참을 벗어난 것이었다. 얼굴에 상처만 나도 왕이 될 자격이 상실된다는 고려에서 도리어 황자의 얼굴에 멍이 들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수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 중 하나였다.


가장 큰 문제는 배우들의 연기였다. 이준기와 강하늘이 멱살을 잡고 끌고간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나올 정도로 황자들의 비주얼은 훌륭했으나 이를 표현하는 연기는 아쉬움이 많았다. 가장 큰 연기 논란이 나온 배우는 그룹 엑소의 멤버이자 ‘달의 연인으로 첫 연기도전에 나서는 백현이었다. 아무리 ‘평생 중2병에 걸린 황자라는 설정이라고 하더라도 어설픈 발성과 연기함을 온 몸으로 알리고 있는 과장된 연기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백현이 유독 두드러졌을 뿐, 다른 황자들 역시 연기적인 측면에서 뛰어나지 못했다.

새욕터에서 이뤄진 고하진과 황자들의 첫 만남의 경우 심지어 연기에 있어 논란이 일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강하늘마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해 보였다. 아직 본격적인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황자들이 모여 있는 장면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눈은 즐겁지만 어색함으로 편안하지 못한 느낌을 받게 했다.

여주인공으로 나선 아이유의 경우 의외의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현대 여성 고하진의 영혼이 들어간 해수를 만들어 나갔다. 사극에서 사용되는 현대 말투는 도리어 신선했으며, 코믹함과 진지함을 넘나들며 극에 어울려 나갔다. 왕소 역이 이준기는 분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분명히 알리면서 연기에 있어 의심할 바 없는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나갔다. 초반 어색했던 강하늘은 점차 극에 적응해 나감에 따라 이준기와 더불어 극의 중심인물로 섰다. 강하늘은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황자 왕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향후 펼쳐질 이준기와의 대결을 기대케 했다.

한편 ‘달의 연인은 오늘(30일) 오후 10시 3회를 방송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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