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의 무분별한 파업이 이번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부결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차 노조 한 현장조직 관계자는 29일 올해는 파업 집회 참가율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만큼 현 노조 집행부의 파업에 힘을 실어줬는 데 사실상 기본급 동결에 해당하는 합의안이 나와 조합원들의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장조직 관계자도 파업으로 임금 손실이 큰 상황에서 예년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 인상으로는 조합원을 설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잠정합의 이후 한 현장조직은 소식지를 통해 역대 최대 쟁의비 지출과 역대 최장의 부분파업에도 1998년 정리해고 이후 최악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며 노조 집행부를 비난했다. 다른 현장조직들도 파업 강도에 비해 협상 결과가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4일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조합원 1인당 평균 1800만원의 목돈을 받는 안이었으나 찬반투표 결과 80%에 가까운 역대 최대 반대로 잠정합의안은 부결됐다.
결국 강성 노조 집행부의 잇단 파업이 임금 인상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 잠정합의안 부결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노조의 14차례 부분파업으로 역대 두번째로 많은 1조4700억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노조 박유기 지부장은 29일 조합원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해 뼈아프게 반성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내고 조합원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현장의 실망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노조는 30일 투표 결과에 대한 조합원의 여론을 반영해 향후 투쟁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빠르면 다음 주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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