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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진짜타자] 더 듬직해진 최정, 기술에 힘을 더하다
입력 2016-08-30 06:49 
최정은 올해 기술에 힘을 더한 파워히터로 변신하면서 커리어 첫 30홈런을 넘겼다. 멀티홈런을 기록한 지난 5일 고척돔 넥센전에서 8회 결승 투런홈런(시즌 26호)을 때려내고 있는 모습. 사진=김재현 기자
SK 최정(29)이 28일 문학 한화전에서 7회 1점홈런을 넘기면서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 개수를 32개로 늘렸다. 닷새전(24일) 삼성전에서의 31호 홈런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오른쪽 담장을 넘긴 우월홈런이다. 요즘 그의 홈런타구들은 우익수 쪽으로 가볍게 툭 밀어쳤을 때도 쭉쭉 날아가 담장을 넘어간다. 가끔 최정 스스로도 깜짝 놀랄 만큼 그의 홈런은 예전에 우리가 봐왔던 모습과 달라졌다.
최정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시즌 연속 3할을 쳤다. 완숙한 타격 기술을 갖고 있는 베테랑 타자다. 그랬던 그가 부상치레를 하면서 2시즌 연속 80여경기 출전에 그친 지난해, 시즌을 마친 최정은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에 집중하면서 겨울을 보냈다.
투수가 던진 시속 145km로 날아오는 145g 남짓의 공을 배트로 받아 쳐 홈런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로버트 어데어 교수의 ‘야구의 물리학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큰 홈런의 경우, 공에 작용하는 힘은 4톤 가까이 된다. 이렇듯 ‘파워스포츠인 야구에서 파워를 만들어내는 원천은 아무래도 몸이다.
물리학적으로 힘(F)은 질량(m)과 가속도(a)의 곱이다. 질량을 높이는 방법은 체중을 늘리는 것인데 이에 보태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지방량보다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성실하게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에 매달린 최정은 하체와 코어존(복근과 엉덩이 부분)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했다고 하는데 육안만으로도 한결 탄탄해진 몸을 확인할 수 있다.
타자의 타격은 준비자세에서 스트라이드를 한 후 앞발을 땅에 견고하게 디딘 상태에서 그 발을 회전축으로 삼아 몸을 돌리기 시작한다. 전진운동이 앞발의 반작용에 의해 회전운동으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이런 복잡한 동작으로 생긴 병진운동에너지와 회전에너지가 대부분 배트로 전달된다. 그 힘을 바탕으로 배트가 공의 중심보다 약간 아래쪽을 때렸을 때 역회전이 걸린 뜬 공이 약 35도 각도로 날아가게 되면 가장 멀리 가는 장타가 된다.

아무리 큰 힘을 가지고 있는 타자라고 해도 이 동작을 하는 동안 조금이라도 타이밍이 어긋나면 제대로 힘을 쓸 수 없다. 최정은 이 타격 메커니즘의 기본기가 잘 갖춰진 타자인데 여기에 집중적인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길러낸 힘이 더해지면서 파워히터로 변신했다. 117경기만에 32홈런을 때려낸 올해 최정은 기술과 힘의 이상적인 조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성실한 웨이트트레이닝의 장점은 파워를 길러주는 동시에 부상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최정은 3년만에 100경기 이상을 넘기면서도 지난 겨울 흘렸던 땀의 보람을 찾고 있다.
스스로는 0.285에 그치고 있는 시즌 타율이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지만 최정의 최근 타격감을 관찰하면 결국 3할 근처에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으리라 본다. 7월에 월간 타율 3할을 회복한 최정은 8월 들어 0.378의 월간 타율을 기록 중이다.
SK는 지금 ‘가을야구를 향한 험난한 싸움을 하고 있다. 마지막 한달, 최정과 팀 SK의 건강한 스퍼트를 기대해본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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