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경제는 탄탄…증시 자금이탈 안클듯"
입력 2016-08-29 17:56  | 수정 2016-08-29 19:41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핵심 인사들이 금리 인상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지만 우려했던 외국인투자자 엑소더스는 나타나지 않았다.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주식을 팔아 순매도세를 유지하던 외국인투자자들은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히려 나흘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신흥국 시장에 글로벌 자금이 몰리면서 아시아 증시도 순항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830억원어치 순매수를 기록했다.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거래일 연속 코스피 주식을 내다 팔던 외국인투자자가 정작 '매파' 성향이 짙은 연준 인사 발언이 나온 뒤 되레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다음달 2일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될 예정인데 일단 어떤 내용이 발표되는지 보고 움직이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증시는 26일(현지시간) 오히려 상승했고 미국 증시도 약세가 아니라 혼조세를 보였다. 29일 코스피는 0.25% 하락하는 데 그쳤고, 대만(-0.23%) 상하이종합(-0.01%) 홍콩H주(-0.55%) 등도 낙폭이 미미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도 8월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상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실제로는 9월에 금리가 동결되면서 신흥국 증시는 11월 말까지 짧은 '어텀 랠리(가을 상승장)'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후 작년 12월에 실제로 금리가 인상되자 증시는 고꾸라지기 시작했지만 그 전까지 3개월간 코스피는 8.7% 올랐다. 신흥국 주식형 펀드는 작년 8월 잭슨홀 미팅을 전후로 310억91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머지않았다는 판단에 위험자산인 신흥국 주식을 투매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올해도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입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자금 유출은 없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지난 6주간 180억달러 이상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이 지난주에는 5억달러 정도로 줄었을 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고용지표 등 실제 경제지표를 확인하지 않고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미국 대선이라는 큰 변수가 깔려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잭슨홀 미팅 직후 미국과 유럽 증시가 보인 반응이 신흥국 주식을 대하는 외국인투자자의 태도와 거의 일치한다고 보면 된다"며 "아직 위험자산인 주식을 대거 내다 팔기보다는 다음달 2일 있을 미국 경기지표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래도 연준 인사의 어조가 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를 올리긴 올릴 텐데 두 번이 아니라 연말에 한 번 올릴 것이라는 금융투자업계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0.25%포인트 수준으로 1회 올리는 것은 전 세계 증시가 감당할 만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도 "외국인투자자들은 미국 금리 인상이 당장 실현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 같지 않다"며 "작년처럼 실제 금리 인상 전에 금리 인상 분위기를 다져가는 동안 증시는 조정을 받으면서 상승세를 유지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예경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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