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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블루칩인터뷰] 진혁, ‘운빨로맨스’로 비상(飛上) 준비 ‘끝’
입력 2016-08-25 14:01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얼굴은 낯선데 자꾸만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누군지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계의 ‘떡잎들을 소개하는 코너. 드라마 세 작품 이하 혹은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신인 배우들과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당신, 왜 이제야 나타났죠?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 류지훈 역으로 인사드렸던 배우 진혁입니다. 끝난 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여의도에서 제제팩토리 사람들과 밥 먹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제제팩토리 사람들과 정말 친해져서 늘 현장에 놀러가는 기분이었거든요. 정말 멋진 현장에서 멋지게 ‘놀고 왔어요. 제겐 잊을 수 없는 현장일 것 같아요.



◇ 정말 배울 점이 많았던 드라마, ‘운빨로맨스

정말 촬영이 즐거웠어요. 대기실에 있으면서 제제팩토리 사람들끼리 돗자리 깔아놓고 소풍 온 것처럼 수다 떨고 연습하고 그랬어요. 애드리브가 다 그 현장에서 나온 거거든요. 리허설을 우리끼리 거의 10번은 맞춰보고 간 거 같아요. 그래도 그게 다 재밌는 거예요. 서로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라고 이야기하기 바빴어요.

극중 류지훈은 ‘IT덕후에 패션에 관심은 많지만 2% 부족한 친구죠. ‘츤데레이기도 해요. 저와의 싱크로율을 따져보자면 ‘츤데레같은 구석은 비슷한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아날로그 감성이 있어서 빠르게 IT를 받아들이지는 못 하거든요.(웃음) 류지훈을 연기하면서 드론도 만져보고 SNS도 활발하게 해봤는데 은근히 재밌더라고요. 그런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어요.

류지훈과 제가 가장 다른 게 ‘직장인과 ‘비직장인이겠죠. 저도 아르바이트는 해봐도 회사는 안 다녀 봤거든요. 회사에 대한 로망이 좀 있었죠.(웃음) 하지만 드라마에서 그 로망을 실현했어요. 목에 사원증 딱 차고, 회사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겪으니 말이에요. 촬영장 가는 길이 ‘출근하는 기분이었달까요. 그 목에 건 사원증을 빼기가 싫었어요.(웃음)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배려가 정말 고마웠어요. 제가 연기로 고민을 하고 있으면 (류)준열이 형이나 (황)정음 누나와 같은 선배님들께서 다가와서 ‘우리가 다 맞춰줄게,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해주셨어요. 그게 얼마나 힘이 되는 말이에요. 제작진뿐 아니라 배우 선배님들도 저를 살뜰히 챙겨주셔서 감사했어요.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특히 황정음 누나는 자신의 장면뿐 아니라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 눈이 정말 뛰어나시더라고요. 그게 정말 신기하고, ‘어떻게 가능하나 싶기도 하고요. 류준열 형은 정말 사람이 기발하고 창의적이에요. 정말 장면 하나를 창의적이게 표현해요. 배울 점이 정말 많은 분들이었죠. 선배님들 모두 작품을 ‘정말 소중하게 품에 안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작품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태도를 배워야겠다고 정말 많이 생각했어요.


2016년, 몸을 ‘심하게 풀었으니 어디 한 번 달려볼까요

‘운빨로맨스는 제겐 정말 ‘사심 채우기 방송이었어요.(웃음) 제가 류준열 형의 엄청난 팬이거든요. 영화 ‘소셜포비아 보고 팬이 됐는데, 어느 순간 저희 소속사로 오셨다고 해서 ‘대박만 한 열 번 외쳐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는 좀 낯을 가리는데 형에게만은 ‘어디 사세요부터 신상 정보를 ‘와다다 물어봤어요. 제가 형에 문자할 때마다 ‘전 형의 광팬, 형관팬이에요라고 말해요.(웃음) 형이 제가 ‘운빨로맨스 출연 논의를 할 때 ‘너와 함께 작품하고 싶다고 말해줘서 감격했어요.

참, ‘운빨로맨스가 제게는 엄청난 의미가 됐네요. 일단 구성원들이 정말 너무나도 좋았고요. 이걸 통해 배운 것도 많고, 스스로 성장한 것도 있어요. 이 작품을 통해서 처음으로 사인을 해봤고요,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생겨서 신기했죠. 제게는 ‘소설의 복선처럼 배우로서의 삶에 하나하나 영향을 끼치는 그런 작품이 됐어요.

올해 초에 웹드라마 ‘뷰티학개론에도 출연했어요. 한동안 작품을 못하다가 그 작품에서 몸을 ‘심하게 풀었죠. 얼마나 고마운 작품인지 몰라요. CF에서 사투리를 하는 저를 보고 감독님께서 눈여겨보고 있다가 ‘뷰티학개론의 고난이란 캐릭터를 제게 제안해주시더라고요. 대본 리딩도 사투리로 하느라 고생 깨나 했답니다.(웃음)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고난이란 캐릭터는 ‘설명충이란 설명이 붙는 캐릭터에요. 정말 말이 많았죠. 그게 정말 좋았어요. 제가 언제 그렇게 드라마에서 말을 많이 해보겠어요.(웃음) 캐릭터가 정말 좋아서 욕심이 났고, 제게는 도전과도 같은 캐릭터였는데 무사히 끝내서 성취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 작품을 통해 좋은 제작진, 배우진을 만났고요. 특히 공백기에 느꼈던 갈증이 해소된 것 같아요.


◇ 군대에서 찾은 ‘연기의 길, 박효준 형이 열어줬어요

저는 창원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 살았고요, 그 이후에는 서울 와서 혼자 살았어요. 당시에는 ‘음악 때문에 상경했어요. 락밴드의 일렉 기타를 연주했었거든요. ‘큰 뜻을 품고 서울에 왔는데, 음악이 전공이 되고, 화성악을 공부하니 스트레스가 쌓였어요. 음악을 재밌고 행복하게 하고 싶었는데, 공부가 되어버리니까 어느 순간 행복하지가 않더라고요.

그 때 공부도 곧잘 하던 때여서 부모님께서는 ‘공부를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저를 설득했어요. 하지만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웃음) 저도 그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평범하게 자랐어요. 그렇게 22살 1월인 2008년에 입대를 했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친구와 ‘바로 가기 지원으로 신청한지 1주 만에 입대해버렸어요.

군대에서 제가 병영체험 축제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 군악대로 가게 됐는데요.(웃음) 거기서 네 달 선임으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도 활약한 배우 박효준 형을 만나게 됐어요. 저를 엄청 많이 도와주신 분인데, 그 분은 군대에서도 연기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셨어요. 제가 그 상대역이 되어서 대본 연습을 돕고는 했죠. 저도 그 때부터 막연히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하루는 제가 ‘그 분야에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기도 했는데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놨어요. 그랬더니 효준 형이 엄청 도와주더라고요. 그렇게 제대 후에도 인연이 닿아서 형의 도움으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아직까지도 친한데 제가 뜬금없이 ‘고맙다고 늘 말해요. 박효준 형이 없었으면 제가 지금쯤 뭘 하고 지냈을까 생각해보면, 모르겠어요. 뭐가 되었을지.(웃음)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연기, 참 늦게 시작했죠. 24살 때 본격적으로 했으니 말이에요. 그래도 결정을 하고부터는 연기학원 다니고, 스터디 하고, 효준 형과 따로 공부도 하면서 열심히 했어요. 물론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한 또래 친구들과 ‘갭이 느껴질 때도 있긴 해요. 하지만 그들은 그만큼 ‘쌓아놓은 게 많으니 어쩔 수 없지 않을까요. 하지만 제게는 ‘다른 거 모르겠고, 그냥 무조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자란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저는 카메라에 제가 안 찍혀도 최대한 리액션을 잘 해주려 노력하고요. 발성, 발음을 잡으려고 혼자 연습을 많이 했어요. 랩을 배우기도 하고요.(웃음) 제가 늦게 시작했다고, 기본이 차이가 난다고 주눅 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주눅 들어봤자 제게는 마이너스라는 걸 정말 많이 경험했고요. 오히려 현장에서 자유롭게 못 하고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긴장을 풀고 ‘무조건 열심히란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물론 이런 마음가짐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요.


◇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물론 공백기도 있어서 아쉽긴 해요. 기회가 왔는데 제가 부족해서 못 잡은 것도 있고, 환경적으로 안 맞아서 못 잡은 것도 있고요. 제가 ‘놓친 작품이 있으면 그걸 꼭 챙겨봐요. ‘왜 저 사람이 됐을까하면서 부족함을 채우려고 하죠. 2년 동안의 공백은 제겐 준비하는 시간이었어요. 한참 부족한데 연기 경력에 비해 데뷔를 빨리 했잖아요. ‘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도 하고요.

그 2년이 없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 것 같냐고요? 더 잘 됐을 수도 있겠지만, 더 못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자신을 돌아보고, 정리하고, 배운 걸 차곡차곡 쌓아놓고, 부족한 걸 다시 짚어보는 시간이었어요. 자괴감을 느끼거나 하진 않았어요. 휴식도 취했고, 마음의 안정을 얻기도 했고, 공부도 정말 많이 했고요. 제게는 고마운 시간이었어요.

일단은 지금은 ‘몸을 푼 상태니까, 이 상태 유지해서 계속 작품을 하고 싶어요.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저의 목표는 ‘믿고 보는 배우의 반열에 끼고 싶은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따뜻한 배우가 되는 거예요. 사람들이 저를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해요. 사람들이 제가 출연한 작품, 그리고 제 연기를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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