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공룡기업들이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신성장산업 분야 스타트업 사냥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애플, 인텔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스타트업 인수에 나서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인수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22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자동화된 스케줄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지니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니는 1년전 탄생한 신생 스타트업이다. MS는 지니가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MS 오피스365와 아웃룩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앞서 인텔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딥러닝 스타트업 너바나시스템즈를 4억달러(4500억원)에 사들였다. 애플도 이달 들어 개발자와 데이터 분석자들을 위한 머신러닝 플랫폼 앱 투리를 2억달러에 인수했다.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올들어 미대기업과 중견기업들에 팔린 AI 스타트업은 30개에 육박한다. 신생기업들이 확실히 크기도 전에 낚아채는 ‘입도선매 양상마저 나타날 조짐이다. IT거대기업들이 AI 스타트업에 주목하는 까닭은 AI 응용 기술이 전 산업 분야에 걸쳐 빠르게 접목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딥 러닝 기술을 토대로 시리 소프트웨어에 인간의 명령어를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수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딥 러닝은 금융, 헬스케어, 농업, 자율주행차 등 여러 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다.
지난 2014년 딥마인드를 인수해 AI 바둑 소프트웨어 알파고를 선보인 구글은 지금까지 모두 9개의 AI 스타트업을 인수해 인공지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IT기업들의 AI스타트업 인수에 나선 까닭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주도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려는 사전포석 차원이다. AI,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기존 산업 판도를 송두리째 바꿀 신산업혁명 신호탄이 쏘아올려진 상황에서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느긋하게 역량을 숙성시키기보다는 기술력을 갖춘 외부 스타트업을 인수해 젊고 혁신적인 인재를 곧바로 수혈하고 신기술을 흡수하는데 올인한 상태다. IT공룡들의 스타트업 인수전은 AI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
애플은 올해초 3년차 의료 스타트업인 ‘그림스를 올해초 인수했다. 그림스는 환자들의 진료 기록을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업체로 애플은 이를 통해 헬스케어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MS는 자사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강화에 필요한 스타트업 투자를 전담할 벤처캐피털 부문을 신설하는 한편 게임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빔을 사들이기도 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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