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혈관 평활근 세포의 분화를 조절하는 핵심 인자 발굴을 통해 향후 세포 전환 기술을 이용한 혈관 질환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혈관 평활근 세포는 혈관의 내벽을 구성한다. 수축과 이완 작용을 통해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관 평활근 세포가 탈분화 될 경우 정상 기능을 잃게 된다.
탈분화는 분의 반대 현상으로 세포가 보유한 특징을 상실하고 분화 이전단계로 돌아가는 현상이다. 혈관 평활근 세포의 경우 수축과 이완에 필요한 단백질이 사라지고 세포의 증식이 일어난다. 세포의 증식으로 혈관이 좁아지면 동맥경화 등의 혈관 질환이 발생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탈분화된 평활근 세포를 다시 정상 세포로 돌려야 한다. 치료를 위해선 혈관 평활근 세포의 분화·탈분화를 조절하는 핵심 인자를 찾아야 했다.
중앙대학교 서원희 교수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12(FGF12)라는 물질이 혈관 평활근 세포의 분화를 조절하는 핵심 인자라는 것을 발견했다.
정상 혈관에서는 FGF12가 다량 발현돼 혈관 평활근 세포가 제 기능을 하게 된다. 혈관 질환을 겪는 혈관에서는 FGF12의 발현이 감소돼 혈관 평활근 세포가 탈분화되고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배아줄기세포와 인간 피부 섬유아세포가 혈관 평활근 세포로 분화된다는 것을 밝혔다. FGF12 유전자를 이용해 혈관 질환 부위의 탈분화된 혈관 평활근 세포를 정상 상태로 다시 분화시키는 세포 전환 기술을 통해 혈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구성과는 미국 심장학회지에서 발행하는 ‘동맥경화, 혈전증과 혈관생물학에 지난달 28일자로 게재됐다.
서 교수는 FGF12 유전자의 발견은 향후 세포 전환 기술을 통해 다양한 혈관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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