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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상법` 통과땐 한국타이어·OCI·CJ 타격…3년내 절반 가까이 교체해야
입력 2016-08-22 17:54  | 수정 2016-08-22 20:00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지난달 발의한 상법 개정안이 도입되면 국내 30대 그룹 사외이사 중 20%가 교체 대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CJ그룹은 2019년까지 전체의 40%가 넘는 사외이사가 임기 6년을 초과하게 돼 대폭 물갈이가 예상된다.
22일 금융감독원과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29개 대기업 그룹(부영그룹, 비상장 제외)에 속한 상장기업 162개사 사외이사 528명을 조사한 결과 계열사 임기 합산 기준 전체의 20.3%인 107명이 2019년까지 임기 6년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발의된 '김종인 상법'의 핵심은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주주의결권 강화 △감사위원회 독립성 강화 △주주대표소송 강화 등 크게 네 가지다. 이 가운데 여야의 공감대가 높은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관련 개정안(사외이사 임기 6년 제한)은 입법 가능성이 높아 국회 통과 시 30대 대기업 사외이사 100명 이상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사외이사 20명 이상 30대 그룹 중 장수 사외이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CJ로 집계됐다. 사외이사 재직 연수 제한 개정안이 올해 국회 본의회에서 통과되면 1년 후인 2018년 주주총회부터 시행되는데 CJ의 사외이사 26명 중 4명이 2018년, 7명이 2019년에 임기 6년을 초과하게 돼 총 42.3%가 교체돼야 한다. 한국타이어는 전체 8명의 사외이사 중 절반인 4명이 6년 제한에 걸리며 OCI는 9명 중 4명을 교체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OCI그룹 고지석 유니온 사외이사는 2019년 기준 재직 연수가 21년에 달하며 한국타이어그룹 민해영 한국타이어월드 사외이사도 2019년 기준 19년이다. 삼성·현대자동차·SK 등 10대 그룹도 2019년까지 20~30% 비율로 사외이사를 물갈이해야 한다. 삼성그룹은 2019년까지 전체 사외이사 57명 중 13명(22.8%)의 임기가 6년을 넘고 SK그룹은 50명 중 14명으로 교체 대상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두산, 금호아시아나, LS도 전체 사외이사의 3분의 1이 3년 안에 자리를 떠나야 할 상황이다.
국내 도입 18년째인 사외이사 제도는 경영진을 견제하고 기업 경영에 다양한 시각을 제기한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주총 때마다 독립성 논란만 불러일으켰다. 기업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들이 연봉만 챙기는 경영진의 방패막이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사외이사 임기 제한은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으나 합리적 수준의 임기 제한은 사외이사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필요한 규제"라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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