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SA 인기 ‘뚝’ 떨어졌다…“구원투수 투입 가능할까”
입력 2016-08-22 13:28 

서민층 재산증식을 위한 ‘만능통장으로 불리며 관심이 집중됐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반짝 인기에 그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영국·일본 수준의 현실적인 세제 혜택과 함께 방문판매 허용 등 관련제도 활성화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출시한 ISA는 6월 말 현재 누적가입자 236만7727명(계좌), 누적 가입금액 2조4625억원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연말께 가입자 수는 500만명 정도에 가입금액은 5조5000억~6조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당초 금융권이 예상한 ISA 판매 예상액(10조원)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최근 데이터 분석업체 리비(LEEVI)의 ‘ISA 온라인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 동안 온라인(블로그·카페·SNS 등)에서 ISA와 만능통장을 동시에 언급한 게시물(글·댓글)은 하루 평균 228건을 기록했다.
출시일인 3월 14일은 총 2816건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지만 관심은 출시 직후부터 급감했다. ISA와 만능통장을 동시에 언급한 게시물 숫자는 4월 하루 평균 21건, 5월 15건으로 줄었다. 또 리비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분석한 온라인 댓글 총 5만4631건 가운데 ISA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전체 중 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54%), 정부 정책이라 의심되며(29%), 지나치게 가입 권유가 심하다(16%)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ISA에 돈을 묶어 놓을만한 혜택이 없다고 지적한다. 실례로 ISA가 정착된 영국은 비과세 혜택이 반영구적이다. 또 일본은 비과세 기간이 5년으로 우리나라와 같으나 1회 5년 연장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일반형의 경우 비과세 한도가 200만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2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선 9.9% 분리과세를 해야 한다.
이에 반해 영국과 일본은 비과세 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자소득 자본이득 배당소득 등 모두 비과세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5년 만기 이전 납입금을 일부 또는 전부를 인출하기 위해서는 해지를 하는 방법 밖에 없지만 영국, 일본은 중도인출에 대한 제한이 없다.
금융권에서는 올 하반기 법 개정을 통해 ISA의 가입자 대상과 세제 혜택을 늘리고 방문판매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는 세수감소 우려 시각 등으로 부정적이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ISA의 비과세혜택을 확대하면 금융기관들이 국내외 주식도 ISA에 담을 여력이 생긴다”면서 이 경우 주식매매 과정에서 발생할 거래세와 양도차익 등으로 세수를 보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ISA제도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비현실적 세제혜택 등으로 서민의 재산증식이라는 정책의 근본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비과세 확대 등 ISA제도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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