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7년만에 ‘형제 갈등에 마침표를 찍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대 현안인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잰걸음을 놀리고 있다.
21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18일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을 전격적으로 방문해 근로자를 격려하고 노동조합 간부들과 면담을 가졌다.
박 회장이 노조 측과 만난 것은 파업이 한창인 2014년 12월 이후 1년 8개월만에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금호산업 인수, 금호터미널의 금호기업 흡수 합병 등 내부 교통정리를 끝낸 박 회장이 그룹 재편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 작업에 발동을 걸고 있다고 보고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전격 화해한 후 금호타이어 인수에 심리적인 여유를 찾은 것 같다”며 다음달 인수전을 전후해 직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며 분위기 형성에 나설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도 일단 박 회장 노력을 호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와 광주시는 앞으로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하자며 노사정 공동협약을 맺었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큰틀의 상생을 위해 박 회장이 2년여만에 직접 노조를 찾은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회사 매각을 앞두고 고용 보장 등 문제가 원만히 풀리길 바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9년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에 들어가 현재 우리·산업·KB국민은행 등 채권단이 42.01%의 지분을 쥐고 있다.
박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들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경쟁입찰 결과 박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가를 수용하면 우선적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에 이미 7228억원을 쓴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1조원 선으로 예측되는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한 후 그룹 안팎 자금을 조달해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측이 인수전에 일절 참여할 수 없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 주식 관리 및 매각준칙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옛 사주는 인수전 참여가 불가능하다.
채권단 측은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전 최대주주가 당시 47.3%를 보유한 금호석화라는 점을 들어 현 금호석화그룹과 박찬구 회장을 옛 사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결정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형제간 화해로 박찬구 회장이 인수전에 ‘백기사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지만 채권단 금호석화 배제 방침으로 박삼구 회장은 이같은 공동 전선 카드는 고려할 수 없게 됐다.
[김정환 기자 / 김효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