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주화 영웅 박형규 목사 빈소에, 野 조문행렬…대권주자 간 만남 이뤄지나
입력 2016-08-19 21:22 
박형규목사/사진=연합뉴스
민주화 영웅 박형규 목사 빈소에, 野 조문행렬…대권주자 간 만남 이뤄지나

민주화운동의 산 증인으로 꼽히는 박형규 목사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면서 19일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야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고인이 '길 위의 목사'로 불릴 정도로 민주화운동에 평생을 바친 원로인 만큼 야권에서는 빈소에서 대선주자나 지도부 등 주요 인사들의 조우가 이뤄질지에도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경우 고인을 '대부'로 삼을 정도로 각별한 관계로, 이번에도 사실상의 '상주' 역할을 하며 빈소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 전 고문이 야권인사 중 누구를 빈소에서 맞이할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손 전 상임고문이 사실상 정계복귀 수순을 밟고있는 상황에서 민주화 운동 원로의 빈소에서 야권 유력 대권주자나 지도부를 맞이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야권의 유력인사들은 '시간차'를 두고 장례식장을 방문하면서 야권 주요 인사들간 '빈소 만남'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김부겸 의원이나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등은 손 전 상임고문과 조우했지만, 다른 유력 인사들은 시간이 엇갈리면서 손 전 상임고문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등은 손 전 상임고문이 이날 오전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잇따라 빈소를 찾아 조문했습니다.

이들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이 별세했다는 것에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면서 현 정부를 비판하고 고인의 뜻을 이어받겠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문 전 대표는 유족들을 위로하고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을 하신 거목들이 한 분 한 분 세상을 떠나고 계신데, 지금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거꾸로 가고 있어서 정말 안타깝다"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전 대표가 떠난 후 빈소를 찾은 김 대표는 "1970년대 유신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느라 고생을 많이 하신 분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나는 대학교수를 하면서 민주화운동에 심정적으로 찬동을 했었다. 박 목사가 민주화운동에 열정을 보였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습니다.

그는 다만 청와대가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비판한 일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오늘 당 비대위 모두발언에서도 얘기하지 않았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그 이상의 현안 발언은 하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가 떠난 후에는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박 비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고인은 일생 가난한 양을 위해 일한 존경받는 목사님이자 민주주의와 평화통일 문제에 많은 기여를 한 어르신으로 모든 국민의 추앙을 받았다"며 "나라를 위해 일한 어르신이 소천해 슬픔이 매우 크다"고 했습니다.

이어 "목사님이 이루고 싶어한 일을 후예인 저희가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전에는 또 이재오 유인태 전 의원과 이재정 교육감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습니다.

전날 새벽까지 빈소를 지키다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손 전 상임고문은 이날 오후에 다시 빈소를 찾았다. 손 전 상임고문은 5일장 내내 빈소를 지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박 목사님이 94세로 돌아가셨는데, 정말 아쉽다"며 "지금은 나라가 어려운 때다. 나라를 다시 일으켜세우고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 불러일으키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그는 "내년 대선에서도 구체적으로 이같은 역할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후에는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김부겸 의원이 빈소에 방문하면서 손 전 상임고문과 조우했습니다.

그는 방명록에 "목사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편히 잠드소서 우리들의 아버님!"이라고 쓰고 "긴급조치세대 김부겸"이라고 남겼습니다.

그는 손 전 상임고문과 얘기를 나누고서 기자들과 만나 "고인은 우리가 학생운동을 할 때 아버님처럼 의지했던 분이다. 옥 생활도 함께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이날 빈소에는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와 송영길 의원, 김덕룡 이미경 전 의원 등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인명진 목사 등 사회·종교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0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빈소를 찾아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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