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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패배 인정못한 선수들…사유도 '각양각색'
입력 2016-08-19 19:32 
사진= 연합뉴스


올림픽은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치고 끝까지 상대를 배려하는 스포츠맨십이 빛나는 무대지만 패배를 좀처럼 인정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에서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각국 선수들의 사연을 골라 소개했습니다.

이들의 패배 변론은 애국심 호소에서부터 터무니없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이 각양각색이었습니다.

프랑스 대표팀의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는 파트너인 카롤린 가르시아와 함께 테니스 여자복식 1회전에서 탈락하고서 옷 때문에 경기에서 졌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무능한 프랑스 테니스협회(FTT)가 적절하지 않은 유니폼을 준비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아 메달권에서 멀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후원 업체가 믈라데노비치에게 흰색 옷을, 가르시아에게 파란색 옷을 각각 제공했는데 이들은 두 사람 유니폼을 똑같은 옷으로 바꿔주지 않으면 실격을 각오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믈라데노비치가 갸르시아에게 여벌 유니폼을 빌려줘 결국 두 명 모두 흰옷을 입고 등장했지만 패배했습니다.

현역 복싱 세계챔피언인 아일랜드의 마이클 콘란은 복싱 밴텀급(56㎏) 8강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니키틴에게 심판 만장일치로 판정패했습니다.

경기 내내 일방적으로 니키틴을 압도했는다는 대체적인 평가에도 패한 콘란은 심판이 부패해 승리를 빼앗겼다고 심판과 국제복싱협회(AIBA)를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콘란은 경기 결과에 불복해 공식 항소를 AIBA에 제출했지만, AIBA는 "근거가 없다"며 일축해 결과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분을 삭이지 못한 콘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식 트위터 계정(@PutinFF_Eng)을 향해 "그들이 당신에게 돈을 얼마나 달라고 하더냐"고 분노의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사이클 트랙 종목인 벨로드롬에서 영국이 금메달을 휩쓸자 프랑스 코치인 앙투안 바예는 영국이 돈이 많아 승리한 것이라며 영국 사이클 선수들을 자극했습니다.

그는 사이클에 파운드화 표시(£ycling)를 합성한 단어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영국이 스포츠에 많은 돈을 투자해 올림픽에서 선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프랑스의 르노 라빌레니는 리우올림픽 남자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브라질 선수인 치아구 브라스 다시우바에게 패했습니다.

당시 경기장을 채운 관중은 다시우바가 뛸 때는 갈채를, 라빌레니가 뛸 때는 야유를 보냈습니다. 은메달에 머문 라빌레니는 축구장을 방불케 하는 야유 때문에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관중들을 비난했습니다.

이 종목 세계 기록을 보유한 라빌레니는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받는 순간에도 야유를 받아 당황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습니다.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8강에서 스웨덴에 충격 패하자 미국 축구팬들은 소셜미디어에서 가구 브랜드 이케아 등 스웨덴 제품 불매 운동을 하자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미국 팀 수문장이자 주장인 호프 솔로는 경기에서 수비선을 내리고 소극적으로 경기에 나선 스웨덴 대표팀에 '겁쟁이들'이라는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아지줄하스니 아왕은 남자 경륜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말레이시아에 올림픽 역사상 사이클 종목 첫 메달을 안겼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아왕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지원이 부족해 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말레이시아에 사이클 경기장이 두 곳뿐인데, 한 곳은 제구실을 못 하고 다른 한 곳은 곧 철거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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