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重, 1조1011억 유상증자 결정… 증권가 반응 엇갈려
입력 2016-08-19 18:00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신규수주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새로 유입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중공업은 19일 경기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3억주이던 발행주식수 한도를 5억주까지 늘렸다. 주총이 끝난 뒤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신주 1억5912만주를 주주공모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예정 공모가는 6920원이다. 우선 신주의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나머지는 주주공모를 통해 배정된다.
이에 대해 복수의 증권사 조선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자금 시장에서 신용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조선업체는 수주를 하면 선수금을 받고 선박을 짓기 때문에 은행들로부터 선수금 지급 보증(RG)를 발급받아야 한다. 최근 은행들은 조선업체들이 부채비율을 낮추지 않으면 RG발급을 하지 않겠다고 나서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추가 자본 확충이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향후 유상증자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팀장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향후 수주전에서 삼성중공업의 무기가 될 것”이라며 발주사들이 조선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에는 신용 평가가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새로 확충한 자본이 수익 창출이 아니라 운전자금으로만 쓰인다는 데 문제를 제기하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애널리스트는 투자를 받았으면 그 자금으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근거를 제시해야 하지만 이번 삼성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하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항간에 떠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상증자에 불참설도 문제될 게 없다. 유상증자 주관사를 비롯해 7개 증권사로 구성된 인수단이 실권주를 떠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주가가 떨어지면 유상증자로 삼성중공업에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유상증자가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정상화에 대해서는 대부분 수주 회복을 꼽았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B애널리스트는 현재 조선업체들은 분석을 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업황이 좋지 않다”며 선박 발주 시장이 살아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올해 삼성중공업의 수주 관건은 이탈리아 국영 석유화사 ENI의 FLNG(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발주 여부다. 김 팀장은 현재 저유가 상황으로 인해 발주사가 투자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투자결정만 되면 삼성중공업이 수주해 올해 수주목표 5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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