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中·베트남 이어…대만, 새 투자國 뜬다
입력 2016-08-19 16:01  | 수정 2016-08-19 19:39
뤼잉쟝 센터장
코스피 못지않게 뜨거운 상승세를 노리고 있는 대만 시장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삼성증권이 지난 17일 고객 300여 명을 대상으로 연 대만 주식설명회에는 당초 예상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500여 명이 모여들어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대만 주식에 대한 온라인 주식 직접투자가 불가능하다. 삼성증권이 이달 대만 주식에 대한 오프라인 직접투자를 개시한 게 국내 대만 직접투자로는 처음이다. 지점에 나가 직접 주문을 해야 하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대만 주식을 사겠다고 대만달러를 환전해 달라는 수요부터 특정 주식을 매수해 달라는 주문까지 나타나고 있다.
수요가 몰리면서 '대만이 넥스트 베트남'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 이외에 가장 직접투자를 많이 하는 지역은 '베트남'이지만 머지않아 대만이 베트남을 따라잡는 직접투자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대만 주식은 사실 국내에서 크게 인기가 없었다. 지수에서 기술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되기 때문에 기술주 중심의 한국 주식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환차손까지 감수하고 한국 주식과 비슷한 주식을 살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술주 중심의 유동성 랠리가 나타나면서 한국 투자자들도 대만 주식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중국과 미국에 의존적인 대만 기술주 시장이 우리나라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데다 높은 배당 매력까지 더해졌기 때문.
특히 미국 애플의 아이폰 부품 회사들이 몰려 있는 대만의 경우 애플의 신제품 주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주가 상승 사이클을 탔다. 이번에도 올해 하반기 애플의 아이폰7 제품 출시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대만의 TSMC, 폭스콘, 델타전자 등 대표적 기술주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여기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아시아로 밀려든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매수를 이끌었듯이 대만에서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술주를 대거 사들였기 때문. 대만의 삼성전자라 불리는 TSMC 주가는 브렉시트 이후 14%가 올랐고, 폭스콘도 15.7% 급등했다. 대만 자취엔지수는 7월 중순 TSMC, 라르간, 난야 등 대표적 기술주가 2분기 호전된 실적 지표를 내놓자 1년 만에 9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한 달간 54억달러가 넘는 외국인 자금이 주식을 사들인 덕분이다.
지난 16일 방한한 뤼잉쟝 대만 KGI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만 기업은 사내유보금 과세를 피하기 위해 당기순이익의 50~60%를 배당금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이 15배 수준으로 한국 주식에 비해 훨씬 저평가됐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밝혔다.
[한예경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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