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공시지원금 관련 고시를 개정하면서 저가 요금제에 대한 지원금을 높게 책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긴 당분간 힘들 전망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주로 공시지원금을 택하는데 이동통신사 마케팅비는 하반기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19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날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을 비롯해 다음달 애플의 ‘아이폰7 시리즈, LG전자의 ‘V20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시장에 나온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20% 요금할인(선택약정제도) 선택 비중이 높아 이번 미래부 고시 개정과 큰 관련이 없다”면서 재고폰을 비롯한 중저가 폰 위주로 저가 요금제에 대한 공시지원금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마케팅비가 한정돼 있어 당분간 이들 모델에 지원금 상향은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이통사가 모든 요금제에 동일한 지원율을 적용해 지원금을 책정해야 했다. 특정 요금제에 대한 지원금을 높이면 요금제 전 구간의 지원금이 오르는 형태다. 미래부는 이같은 규정이 마케팅 활동을 경직시킨다며 저가 요금제 가입자도 많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율 결정을 이통사 재량에 맡겼다.
하지만 아직 전략적으로 저가 요금제에 높은 공시지원금을 책정한 사례가 없다. 미래부의 개정 고시가 시행된 지난 16일 이후 재고폰에 대한 공시지원금 인상은 한 차례 있었다. KT는 지난 18일 LG전자의 ‘V10에 대한 공시지원금은 올렸다. 다만 고가 요금제로 갈수록 지원금 상승폭이 더 컸고 20% 요금할인보다 혜택도 더 적어 실질적인 소비자 혜택은 크지 않았다.
주요 요금제별 공시지원금은 ‘LTE 데이터선택 299가 기존 11만원에서 13만5000원으로 22.7%(2만5000원) 올랐고 ‘LTE 데이터선택 599가 기존 20만원에서 27만원으로 35.0%(7만원) 상승했다. 최고 요금제인 ‘LTE 데이터선택 999의 공시지원금은 기존 22만7000원에서 31만1000원으로 37.0%(8만4000원) 늘어났다.
공시지원금을 받았을 때 혜택은 20% 요금할인을 선택했을 때보다 못했다. 이들 요금제로 24개월 간 20% 요금할인 혜택을 받을 때 총 할인액은 각각 15만8400원, 31만6800원, 52만8000원으로 공시지원금보다 높았다.
아울러 공시지원금은 제조사와 이통사 간의 협의로 결정돼 이통사 단독으로 올리기 쉽지 않다. 마케팅비 절감 측면에서 제조사는 20% 요금할인을, 이통사는 공시지원금을 선호한다. 공시지원금은 제조사와 이통사의 공동 재원으로 이뤄지지만, 20% 요금할인은 이통사가 100% 부담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공시지원금 결정은 여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서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의를 거쳐야 하며 특정 단말기의 요금제에 지원금을 높게 책정할 경우 제기될 다른 제조사들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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