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5년 만에 사라지는 102보충대…'추억 속으로'
입력 2016-08-19 09:55 
사진=연합뉴스
65년 만에 사라지는 102보충대…'추억 속으로'



강원 춘천시 신북읍에 있는 102보충대가 창설 이후 6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입영부대인 102보충대는 10월부터 더는 입영자를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동안 102보충대가 앞으로 해체된다는 것은 알려졌지만 실제로 입영이 중단되는 것입니다.

병무청 관계자는 19일 "다음 달 27일까지 102보충대 입영자를 받은 뒤 10월부터 받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부대 해체에 들어간 셈입니다.

국방개혁의 하나로 2014년 12월 의정부 306보충대가 63년 만에 해체됐지만, 102보충대는 유보돼 전국 유일의 보충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연평균 4만∼5만 명이 입영해 65년간 약 260여만 명 장정이 이 부대를 거쳐 갔습니다.

청년들이 처음 육군에 들어갈 때 거쳐 가는 대표적인 곳인 102보충대는 그동안 수많은 사연을 깃들어 있습니다.

보충대 입구는 이별과 기약이 교차하던 추억의 장소입니다.

누군가의 어머니는 아들 손을 놓지 못했고, 아버지는 뒤돌아서며 참았던 눈물을 훔쳤습니다.

연인들의 사랑과 이별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연병장은 수많은 사연으로 다져졌습니다.

앳된 청춘들이 '사나이'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전방 부대로 배치되던 날, 동기들과의 포즈 속에는 뜨거운 전우애까지 담겼습니다.

한류 스타들이 입대하는 날이면, 일본과 중국에서 온 팬들이 몰려 연예뉴스 1면을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태양의 후예'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송중기를 비롯해 송승헌 등 최고 인기 스타들이 이곳을 통해 입영해 각 부대에 배치받았습니다.

특히 102보충대는 입소일인 매주 화요일 매회 약 1천여 명이 춘천을 찾아 춘천지역 경기에 한 축을 담당해 왔습니다.

하지만 102보충대가 해체되면 각 사단 신병교육대로 직접 입소하는 것으로 변경됩니다.

그동안 보충대에서 소집해 훈련을 마치면 근무 부대로 배치하는 형태가 아닌 사단 훈련소로 직접 입영하는 것입니다.

102보충대 전신은 6·25 한국전쟁 중인 1951년 3월 제주도에서 창설된 훈련소로 휴전 협정이 끝난 직후인 1953년 8월 춘천에 자리 잡았습니다.

당시 춘천시 근화동에 있다가 1967년 12월 율문리로, 1987년 10월 현 위치인 신북읍 용산리로 이전했습니다.

102보충대 해체가 전해지자 지역사회는 앞으로 미칠 영향과 시설 활용방안에 관심이 쏠립니다.

춘천시 입장에서는 매주 1천 명 안팎의 입영자를 따라온 가족, 친지, 친구 등 3∼4천 명의 방문이 사라질 경우 지역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102보충대는 춘천지역 음식점과 숙박업소, 택시업계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부지가 국방부 소유지만, 춘천시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일단 군 장병 휴양소를 비롯해 일부에서는 102보충대가 군부대 시설인 만큼 군(軍)과 관련한 영화를 제작하는 장소로 특화하자는 등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부 주민은 이 부지에 기업체를 유치해 달라는 요구를 춘천시장에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박찬흥 춘천시의회 의원은 "102보충대 해체로 지역경제에 일정 부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시와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102보충대 부지가 춘천의 명소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신림 신북읍이장협의회장은 "그동안 102보충대가 지역경제가 많은 영향을 차지하고 있었던 만큼 앞으로 지역 경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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