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CC 에어서울, 아시아나와 동일요금을…소비자 `눈살`
입력 2016-08-19 07:44 

지난달 11일 공식 운항을 시작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이 아시아나항공과 동일한 요금으로 국내선을 운영해 소비자 불만이 나오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LCC인 에어서울과 아시아나항공의 김포-제주 노선 가격은 정상운임은 물론 할인운임, 특가운임까지 거의 동일하게 운영되고 있다. 에어서울 국내선을 함께 판매하는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시간대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운임료가 동일하며, 일부는 아예 에어서울보다 아시아나항공이 더 저렴하다. 실제 전일 오후 12시에 출발한 에어서울의 김포-제주 노선 할인운임은 8만100원이었지만 20분 뒤인 오후 12시20분에 출발하는 동일 노선의 아시아나항공 할인운임은 5만8600원이었다. 특가운임은 둘 다 4만8100원으로 같았다.
에어서울은 현재 자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선 예약을 받으면서도 국내선 예약은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서만 받는다. 공항 발권 부스도 아시아나항공이다. 항공기 역시 도장 항공기가 아닌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로고만 부착했다.
이같은 에어서울의 정책은 오는 10월 국제선 운항에 앞서 국내선을 3개월만 임시 운항하는 탓이 크다. 에어서울은 에어부산에 이은 아시아나항공의 두번째 LCC로, 10월 국제선 취항을 시작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비수익 중·단거리 노선을 받아 국제선 전용 LCC로 운영된다.

에어서울은 국제선 운항증명(AOC) 예비평가에서 미흡한 점이 발견되는 등 국토교통부의 허가가 늦어지자 국내선을 우선 띄우기로 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와 일부 슬롯(항공기 이착륙 시간대)을 받아 국내선 운항을 먼저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자사 항공기와 운행 시간을 에어서울에 내어준 셈인데, 에어서울에 이관했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을 내리면 손해라는 계산이 바닥에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동일 시간대, 동일한 항공기를 운항하면서 가격을 내리면 그룹으로서는 수익 악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아직 좌석 개조를 마치지 않아 아시아나항공과 동일한 좌석과 서비스를 운영 중인 것도 유사한 가격 정책에 대한 이유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 경우 초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모객과 브랜드 홍보를 위해 국내선을 먼저 띄웠지만 ‘낮은 가격을 내세우는 LCC 장점이 십분 발휘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에어서울의 국제선 노선도 기대 이하의 가격 정책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현재가 성수기임에도 국제선 동일 노선에 대한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의 최저운임 가격 차는 5만원 안팎이다.
이에 대해 에어서울 측은 예약 상황에 따라 가격 차이가 적은 것일 뿐 운임료는 기본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김포-제주 노선보다 5~10% 가량 저렴하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운항(코드쉐어) 형식으로 운항하는 것도 가격정책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공 전문가에 따르면 항공사간 코드쉐어 계약을 맺을 때는 항공기를 직접 투입하는 운항사의 가격 정책을 중심으로 참여사(실제 운항은 하지 않고 좌석만 판매하는 항공사)가 가격을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항공 전문가는 운항사인 에어서울이 참여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운임료에 맞추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며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코드쉐어를 하면서 진에어가 대한항공 가격을 따라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비수익 중·단거리 노선을 에어서울에 이관하고 장거리 노선을 개발하기 위해 에어서울을 설립했다. 애초에 잘 팔리지 않던 노선을 에어서울에 넘기는 것인데 결국 가격적인 이점이 없다면 에어서울이 수익을 내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운용리스로 사용하는 A321를 다시 리스하는 만큼 리스료에 대한 부담도 안고 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좌석 개조를 완료해 국제선 전 좌석을 이코노미석으로 운영하고 기내 서비스 유료화를 시작하면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며 매년 2대씩 여객기도 추가로 도입해 저수익 노선 흡수 외에도 신규 노선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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