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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강도 당했다던 美 수영 선수들, 거짓말 들통났다
입력 2016-08-19 04:58  | 수정 2016-08-19 05:01
만취 후 난동을 부린 것을 강도 사건으로 위장한 네 명의 미국 수영 선수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지미 페이겐, 라이언 록티, 거나 벤츠, 잭 콩거.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잘못을 덮으려고 한 거짓말이 이렇게 커졌다.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네 명의 미국 수영 선수들이 있지도 않은 범죄를 지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ESPN' 등 현지 언론은 19일(한국시간) 브라질 경찰 당국의 발표를 인용, 라이언 록티와 잭 콩거, 거나 벤츠, 지미 페이겐 등 네 명의 수영 선수들이 선수촌 복귀 도중 무장강도에게 강도를 당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오히려 잘못한 쪽은 이들이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들은 선수촌 복귀 도중 들른 주유소에서 화장실 문을 부셨다가 경비원과 다툼을 벌였고, 이 다툼을 덮기 위해 돌아오던 도중 강도를 당했다는 거짓 이야기를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일요일 수영 경기가 모두 끝난 뒤 선수촌 밖으로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에 이같은 일을 벌였다.
이 사건은 록티의 어머니가 현지 언론에게 아들이 강도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후 록티는 경찰 복장으로 위장한 강도들에게 현금과 카드를 도난당했다고 주장했다.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처음에는 이것이 완전한 거짓이라고 했다가 뒤늦게 번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실은 드러나는 법. 주유소 CCTV를 확인한 결과, 이들은 주유소 화장실 문을 부수고 경비원과 싸움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이 브라질 경찰 당국의 발표를 인용한 것에 따르면, 이들은 밤새 파티를 한 뒤 오전 6시쯤 돌아오는 길에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주유소를 들렀지만, 화장실 문이 잠겨 있자 이를 부셨다. 노상방뇨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유소를 지키고 있던 경비원이 이들을 제지하며 충돌이 벌어졌다. 처음에는 경비원이 총으로 위협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AP는 이후 경비원이 다툼을 벌이던 도중 선수들에게 총을 겨눴다고 전했다.

이들의 다툼은 주유소 관리인이 통역을 이용, 선수들에게 부셔진 문을 변상할 것을 요구했고, 이들이 돈을 지불하면서 끝난 것으로 밝혀졌다.
어찌됐든, 이들 네 명의 선수들은 거짓말로 올림픽 개최지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사건을 조사한 페르난도 벨로소라는 이름의 경관은 "그들이 말한 것 중 사실인 것은 술에 취했다는 것뿐"이라며 선수들이 거짓말한 것에 대해 리우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네 명 중 록티는 이미 미국에 돌아갔고, 나머지는 브라질에 남아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미국 국무부는 이들에게 브라질 경찰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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