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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장도 고개 저은 보스턴의 `살인 일정`
입력 2016-08-19 04:02 
레드삭스 선수단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에서 야간 경기를 치른 뒤 19일 디트로이트에서 낮 경기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야간 경기 다음 날 낮경기를 하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런데 두 경기가 다른 도시에서 열린다면? 보스턴 레드삭스가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보스턴은 19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간) 코메리카파크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원정 시리즈 첫 경기를 시작했다. 하루 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야간 경기로 치른 뒤였다.
아무리 전세기로 이동한다고 하지만, 야간 경기를 끝낸 뒤 새벽에 이동해 바로 낮경기를 치르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일정이다. 설상가상으로 18일 볼티모어와의 경기는 7회초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중단됐다. 강우콜드로 끝내지 않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면 이들은 더 고통스러운 일정을 소화해야 했을 것이다.
보스턴의 상대팀 감독이었던 벅 쇼월터는 자신의 팀이 1-8로 뒤진 상황에서 강우 콜드에 합의하는 것으로 보스턴에게 자비를 베풀었다.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보스턴글로브'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몇 가지 이유로 다음 날 오후 1시 디트로이트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팀을 위해 공평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오후 1시에 경기를 해야하는 이유가 대체 뭔지 모르겠다. 일정에 또 다른 물음표가 생겼다. 정말 좋은 이유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선수들의 많은 부상에 일정이 기여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부상자들 때문에 많은 돈을 잃게 될 것"이라며 선수들을 배려하지 않는 리그 일정이 언젠가는 큰 손실로 돌아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SPN에 따르면, 데이브 돔브로우스키 레드삭스 단장은 자신의 옛 소속팀인 타이거즈 구단에 경기 시간을 조금 늦춰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이라 디트로이트가 경쟁팀을 방해하기 위해 경기 시간 변경 요청을 거절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브래드 오스머스 디트로이트 감독은 "볼티모어 구단도 상대 팀 이동일에 야간 경기를 열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상대에게 애써 호의를 베풀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일정은 메이저리그 노사 협약에서 정한 한도 안에서 정해진 것이다. 어떤 팀이든 시즌을 치르다 보면 일정에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모든 팀에게 매 시즌 일어나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알 아빌라 타이거즈 단장도 'MLB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목요일 오후 1시 경기는 이곳 팬들에게 익숙한 일"이라며 일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디트로이트가 목요일에 낮 경기 시간을 변경하지 못한 이유로 같은 날 야구장 바로 옆에 있는 포드필드에서 열리는 풋볼팀 디트로이트 라이온즈의 프리시즌 경기를 지적했다. 두 구장이 붙어 있는만큼, 같은 시간에 경기를 열면 구장 주변 교통에 문제가 된다는 것. 그러나 돔브로우스키는 이날 경기 시간은 NFL 프리시즌 일정이 나오기 전부터 정해졌다며 이 가능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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