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굿모닝MBN] 전기요금 '폭탄' 현실화…실제 계산해보니 '찔끔 할인'
입력 2016-08-17 07:00  | 수정 2016-08-17 07:29
【 앵커멘트 】
올여름은 그야말로 찜통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우려했던 전기요금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경제부 이정석 기자 나왔습니다.
드디어 7월분 전기요금 고지서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얼마나 올랐나요?

【 기자 1 】
전남 광주 서구 일반주택에 사는 윤 모 씨에게 7월 9일부터 8월 8일까지 사용한 전기요금이 청구됐습니다.

한 달 동안 733kWh를 사용했는데, 무려 329,610원의 전기요금이 나왔습니다.

윤 씨는 무더위에 에어컨을 켜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난달 489kWh보다 1.5배 정도 전기를 더 썼습니다.

하지만, 누진제의 영향으로 전기요금은 지난달 청구된 12만 5천 원보다 2.6배나 늘었습니다.


이는 정상적인 검침에 따른 요금으로, 정부가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한 누진체계를 적용하면 평균 20%가 할인돼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윤 씨가 감면받는 금액은 4만 원 정도로, 청구금액의 13%에 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감면액은 9월 전기요금을 고지할 때 소급적용할 예정인데, '찔끔 감면'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정부가 밝힌 평균 20% 감면과는 차이가 있는데, 왜 그런 건가요?

【 기자 2 】
전기요금 누진제는 모두 6구간으로 나뉘는데요.

구간마다 기본요금과 사용요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표를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100kWh 이하로 전기 사용량이 가장 적은 1구간은 기본요금이 410원이고, 1kw당 사용요금은 60.7원입니다.

하지만, 가장 높은 6구간에선 기본요금이 12,940원으로 31배나 높아지고, 1kw당 사용요금도 709.5원으로 11.7배 높아집니다.

한시적인 누진제 완화로 구간마다 50kWh를 더 쓸 수 있게 됐지만, 무더위에 에어컨을 많이 틀면서 대부분 가정이 최고구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아져 이런 요금 폭탄을 맞게 된 겁니다.


【 앵커멘트 】
누진제 개편 요구가 거센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 기자 3 】
앞서 정부와 여당이 누진체계를 전면적으로 손질하기로 했는데요.

이를 위한 TF팀이 내일(18일)부터 활동에 들어갑니다.

TF는 15명 안팎인데, 절반가량이 산자위와 기재위 소속 국회의원들로 구성되고, 나머지는 우태희 산자부 차관 등 정부 측 인사와 학계, 소비자단체 등 외부 전문가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TF 의제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과 '산업용 전기요금 정상화' 등 크게 2가지 방향이 될 전망입니다.

새누리당 관계자가 밝힌 원칙은 일단 "누진제의 불합리한 사항을 백지상태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바꾼다"는 것인데요.

가장 유력하다고 볼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연료비 연동제'입니다.

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쓰이는 석탄이나 천연가스, 석유 같은 연료 가격의 변화를 소비자 요금에 반영하자는 것인데 미국이나 일본, 중국이 현재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유가 하락 국면에서는 전기요금이 내려가겠지만, 유가가 오르면 즉각 전기요금이 올라가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방안을 당정 TF팀이 올해 연말까지 마련할 계획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경제부 이정석 기자와 전기요금 폭탄 현실화 소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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