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소재한 세계적 단조제품 전문기업 태웅이 국내외 대형 철강사에서 조달하던 원소재(잉곳·슬라브)를 오는 9월부터 자체 생산한다. 국내 중소·중견기업 중에서 철강재를 자체 생산하는 것은 태웅이 처음이다.
지난 2013년부터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제강공장을 신설 중인 태웅은 지난달 28일 120t 짜리 전기로의 핫런(Hot-Run·시운전)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침에 따라 올 9월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풍력발전기 몸체를 이어주는 대형 타워플랜지와 메인 샤프트 등 세계 풍력부품 시장의 30% 안팎을 장악하고 있는 태웅은 원소재 비용이 70%나 차지해 이익이 매우 작은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강공장 신설을 추진해 왔다.
허용도 태웅 회장은 이제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원재료를 자체 생산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된 데다 소재생산에서 단조, 가공에 이르기까지 일관생산체제까지 구축함으로써 공정 간 시간 손실(loss time)까지 최소화해 납기경쟁력 또한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화된 소재생산 체계를 갖추면 고부가가치 시장인 대형 해상풍력시장과 우주항공 분야로 진입하기 위한 교두보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웅은 1981년 지방의 작은 단조기업으로 출발해 세계 최대 풍력발전기업체인 베스타스와 GE, 지멘스, 도시바 등 글로벌기업에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민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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