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포로 더위 탈출 폐가 체험 '인기'…주민은 '고통'
입력 2016-08-12 19:40  | 수정 2016-08-12 20:18
【 앵커멘트 】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흉가체험 등 공포로 무더위를 날려버리는 이색 피서객이 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정신병원도 공포체험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인근 주민들은 오히려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남성 여럿이 어두컴컴한 건물로 들어갑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낡은 건물 안, 벽에는 섬뜩한 낙서가 가득합니다.

- "어, 저거 뭐야? 아, 깜짝이야."

과거 정신병원이었던 이곳은 공포체험 동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유명해진 폐건물.

수두룩한 인터넷 게시물마다 조회 수가 수십만 건이 달릴 정도로 이색 피서지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공포체험 동호인
- "일단은 입구부터 풍기는 분위기가 스산하고, 실내로 들어가면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분위기에 압박되었다고 해야 하나…."

문제는 이곳이 공포체험지로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밤낮으로 들려오는 체험객들의 소음은 물론, 취식과 쓰레기 투기 등으로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 인터뷰 : 마을 주민
- "소리 내면서 떠들고, 술 먹고 마을을 난장판으로 해놓고 그래. 지금도 내가 (쓰레기) 버렸어."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건물 일대는 출입이 금지돼 있지만, 주변엔 공포 체험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정문 앞에 경고문을 붙여놓고, 주변으로 철조망을 쳐봐도 체험객의 발길을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 인터뷰 : 건물 관계자
- "(막아도 소용없으니) 아예 소문을 내지 말라는 거예요."

폭염 속 공포체험지가 이색 피서지로 각광 받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에겐 피하고 싶은 골칫거리일 뿐입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최홍보 VJ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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