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광복절특사> 재계 “통근사면 아쉽지만 경제살리기 취지 공감”
입력 2016-08-12 15:23 

‘통큰 사면이 성사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경제살리기 취지에 맞춰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도록 노력하겠다.”
12일 이뤄진 815 특별사면에 대해 경제단체를 비롯한 재계에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재현 회장의 사면이 이뤄진 CJ그룹은 투자와 고용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통큰 사면을 기대했던 sk 등 일부 대기업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특별사면과 특별복권으로 경제인들이 경영현장에 다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을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계는 적극적 투자와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 우리나라 경제 활력 회복에 힘쓰는 한편,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경제계가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회장이 사면 대상에 포함된 CJ그룹은 이번 사면을 통해 그룹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12일 당분간 경영 구도나 조직의 큰 변화는 없지만 3년 간 주춤했던 투자와 고용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회장에 대한 사면결정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 사업을 통해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해달라는 뜻으로 알고 글로벌 문화기업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재현 회장은 그 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며 치료와 재기의 기회를 준 대통령님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내 건강을 회복하고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노력하겠다”며 그룹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CJ그룹은 이 회장 사면과 함께 그동안 주춤했던 투자결정 등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2년 2조9000억원에 달했던 CJ의 연간 투자액은 지난해엔 1조7000억원까지 감소했다. 주춤했던 M&A(인수합병)도 서서히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현재 동양매직과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며 다양한 매물을 검토중이다. 2020년 매출 100조원을 목표로 세운 CJ그룹은 2010년 이후 지난 7월까지 42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켰지만 이 회장이 구속된 후 지지부진했다.
또한 이 회장이 복귀함에 따라 그룹의 경영에도 일정부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년간 CJ그룹은 이미경 부회장, 손경식 회장, 이채욱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이 월 2회씩 모여 주요 안건을 논의하는 경영위원회가 가동돼 왔다. 그러나 김 사장을 제외한 3인은 현재 건강 문제 등으로 위원회 기능을 잃은 상태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CJ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면서 이 회장의 장남인 선호씨 등 오너 자녀에 대한 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트 이재현 체제의 두 축이 전문경영인 시스템 강화와 승계 준비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장 올 하반기부터 대폭적인 인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CJ는 지난해부터 정기 임원인사 폭을 최소화했고 계열사 간 대표 이동도 최소로만 진행해왔었다. 한편 이 회장은 유전병 CMT(샤르콧 마리 투스) 재활 치료에 집중할 예정이다. CMT 치료에 효과적인 수중 재활 치료 시설이 있는 건국대 병원으로 통원치료를 받는 것을 검토중이다.
복권이 이뤄진 CJ와 달리 ‘통 큰 사면·복권 등을 기대했던 SK·한화·효성·LIG그룹 등은 경영 복귀 시기가 더 늦춰지게 된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SK와 한화의 충격이 컸다.
지난달 가석방된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사면·복권을 기대했던 SK그룹 관계자는 경영복귀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쉽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재원 부회장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에 따라 복권 없이는 향후 5년간 경영 복귀가 불가능하다. SK그룹은 최 부회장이 이번 특사를 통해 복귀할 경우 평소 관심을 쏟아온 배터리 등 신에너지 관련 사업들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재원의 양대 축을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을 꾀하려던 SK그룹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의 모친상 중인 한화그룹에서는 공식적인 논평은 자제했다. 현재 집행정지 상태인 김 회장은 복권없이는 2021년이 되서야 경영 복귀가 가능하다. 한화그룹은 현재 김 회장이 세 아들이 경영수업을 받는 과정으로 앞으로 경영 승계 등을 더욱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형기의 90% 이상을 채운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이 특사에 포함되길 기대한 LIG그룹은 침울한 분위기다.
LIG그룹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해 한국형 방위산업 전략 마련 및 중동지역 수출 등에 매진해주길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법에서 4년형을 받은 구 부회장의 만기 출소일은 오는 10월 29일이다. 그러나 경영복귀는 5년이 지난 2021년에나 가능하다.
[전지현 기자 / 정욱 기자 /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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