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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시기 논란
입력 2016-08-11 17:48  | 수정 2016-08-11 19:29
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시공사 선정 시기를 결국 '건축심의 이후'로 늦췄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조합설립 인가 직후 시공사를 선정해 사업 속도를 높이려던 방안에서 사실상 후퇴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난 3월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에 따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기준과 공동사업시행 표준협약서' 고시안을 11일 행정예고했다. 시는 20일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9월 중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이번 고시안의 적용을 받는 사업지는 공공지원제도 적용을 받는 재개발·재건축 조합 가운데 조합과 건설업자가 사업을 공동으로 시행하는 경우다.
현행 서울시 공공지원제는 시공자 선정 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조합 관계자와 건설사는 서울시 안이 국토부 안보다 후퇴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업계는 '조합설립 인가 이후'에 시공사 선정을 기대했지만 시는 이보다 한 단계 늦은 건축심의 이후에 선정하도록 결정했기 때문이다. 일부 조합 관계자와 건설업계는 조합이 개발 경험이 풍부한 건설사와 일찌감치 손발을 맞추는 것이 사업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조합장은 "조합을 설립한 뒤 정비계획을 세우고 사전 경관심의를 처음 받을 때 조합 집행부는 이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경험이 없어 시행착오가 가장 많다"며 "조합설립 이후 건설사를 선정해 함께 준비하고 초기에 사업을 본궤도까지 올리면 시간은 물론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데 서울시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 역시 "시공사 선정 시기가 늦어질수록 경쟁 건설사 간 경쟁이 가열되기 때문에 시간을 오래 끌수록 조합과 건설사 간 비리 등 여러 문제가 더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개정 도정법에서 시공자 선정 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보다 앞당길 수 있도록 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시·도 조례를 통해 정할 수 있도록 위임했다.
시는 공사내역 등 객관적 평가근거 없이 시공사를 선정하면 과열된 수주전으로 각종 부조리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설계안 없이 시공자를 선정할 경우 가계약을 맺을 때 건설업자가 평당 공사비를 임의로 산정하고, 본 계약 후 공사를 진행할 때는 공사비를 크게 올려 조합원 부담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설계안을 바탕으로 건축심의를 받은 뒤 건설업자가 공사 단가 등을 제시하도록 해 시공자 선정 전보다 선정 후 공사비가 무분별하게 증액되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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