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8월 들어서도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다소 늘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여전히 감소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엇갈리는 수치로 인해 19월째 뒷걸음질 쳤던 수출의 8월 반등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다소 어둡게 됐다.
관세청은 8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96억9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늘었다고 11일 밝혔다.
다만 8월 1∼10일까지의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 같은기간(7일) 보다 1.5일이 많았다. 이 같은 영향을 감안하면 실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수출액은 4.2% 줄었다는 게 관세청의 분석이다. 통상 조업일수 하루의 수출 물량은 평균 25억 달러에 해당한다.
수출품목별로 보면 반도체(18.8%), 액정디바이스(2.7%), 자동차부품(41.3%), 가전제품(55.3%), 승용차(20.1%)는 늘었지만, 무선통신기기(-2.8%), 석유제품(-41.5%), 유선통신기기(-51.7%) 등은 줄었다.
월별 수출액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월간 수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6월에는 수출액 감소 폭이 1년 만에 가장 작은 -2.7%로 좁혀지며 회복 기미를 보이는 듯 했지만, 7월 들어 다시 -10.2%로 확대됐다.
하지만 8월 들어 일단 명목상 ‘플러스 성장을 보이면서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도 수출 마이너스 행진에 마침표를 찍기를 바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말 한 강연에서 8월 이후부터 수출이 플러스로 반전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일단 조업일수 효과가 8월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상수 효과인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8월 전체로 봐도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2일이 많은 만큼, 10일까지의 수출 통계 분석에서 조업일수로 인한 수출효과를 반드시 배제할 필요는 없다”며 16.4%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단은 플러스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월말에 수출 물량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다, 8월의 경우 휴가시즌이 끝난 중순 이후부터 수출이 급증하는 ‘8월 특수도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이 최근 공개한 갤럭시노트7을 비롯한 스마트폰의 수출 신장 가능성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최근 달러당 원화값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1100원을 넘어서는 등 원고(高)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가 자동차, 정유, 전자,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기업에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8월 수출에 대한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는 만큼, 10일치 수출만으로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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