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러시아전서 검증된 김연경·양효진 쌍포, 아르헨 잡아라
입력 2016-08-09 15:06  | 수정 2016-08-10 15:08

록 결과는 패배였지만 여전한 메달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9일(한국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배구 A조 2차전에서 러시아에 세트 스코어 1대3(23-25 25-23 23-25 14-25)으로 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고 러시아는 2연승을 달렸다.
세계 랭킹 4위 러시아는 예상대로 강했다. 타티야나 코셸레바, 나탈리아 곤차로바 등 평균 키가 186㎝에 달하는 ‘장신 군단을 앞세운 러시아는 평균 키 180cm인 한국을 상대로 막강한 공격력을 뽐냈다. 역대 전적에서 7승 44패로 절대 열세였던 한국은 한 세트를 따내는 등 선전했지만 전반적인 세기에서 밀렸다.
대표팀을 이끄는 이정철 감독은 23대24까지 쫓다가 패한 3세트를 승부처로 꼽으며 중요할 때 1점은 5점하고 똑같은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 감독은 그래도 작년보다는 전체적으로 엄청나게 발전했다고 본다. 희망도 있고 결국 6번째(8강) 경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감독 말대로 희망이 보였다. 1세트부터 3세트까지의 스코어는 모두 25대23. 어느 쪽이 세트를 따냈건 간에 끝까지 팽팽한 경기 내용이었다는 뜻이다. 지난 1차전 일본전에서 홀로 무려 30점을 올린 에이스 김연경(페네르바체)의 매서운 스파이크는 여전히 한국이 가진 최고의 무기였다. 여기에 더해 ‘쌍포로 나선 양효진(현대건설)이 김연경의 부담을 충분히 덜어주며 빛을 발했다.

러시아의 두 공격수 코셸레바, 곤차로바가 뽑아낸 점수는 나란히 22점. 김연경이 20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공격 성공률은 35.56%에 그쳤다. 매번 러시아가 3명씩 블로킹을 뜨며 방해가 심해서다. 김연경은 블로킹이 높으니 공격 연습이 됐다”면서도 힘든 경기였다. 195∼196㎝ 장신 3명이 블로킹하면 때리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럴 때마다 한국을 지탱한 것은 양효진이었다. 지난 6일 일본과의 예선 1차전에서도 김연경(30점) 다음으로 많은 점수(21점)을 올렸던 양효진은 한국이 유일하게 승리한 2세트에서 러시아 쪽으로 흘러가던 경기 흐름을 돌려놓은 장본인이었다. 양효진은 22대23로 밀리던 2세트 막판 회심의 서브가 네트를 맞고 떨어지는 행운이 따르며 귀중한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양효진은 곧바로 다음 순간 또 한 번 서브 에이스를 꽂아넣으며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한국은 김희진(IBK기업은행)의 대각 공격으로 2세트를 따낼 수 있었다.
이 날도 양효진은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해 17점을 올리며 ‘쌍포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러시아의 장신 공격수를 상대로 블로킹도 2개나 성공시키며 센터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190cm의 큰 키에 귀여운 외모로 팬들에게 ‘거요미(거인 + 귀요미)라고 불리는 양효진은 경기 후 계속 서브로 상대를 괴롭혀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한 층 더 의젓한 모습으로 경기를 해보니까 김연경 언니에게 집중 견제가 많이 간다. 세계적인 선수이고 워낙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나머지 선수들이 더 책임감 있게 풀어줘야 한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연경과 양효진을 앞세운 대표팀은 이제 오는 11일 오전 8시 30분 아르헨티나와 세번째 경기에 나선다. 각 조 4위가 다른 조 1위와 맞붙고, 조 2·3위는 추첨으로 상대를 정하는 8강 대진 방식을 봤을 때 러시아와 브라질과 함께 A조에 속한 한국은 1위보다는 2,3위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이다. 일단 눈 앞의 아르헨티나와 마지막 경기 상대 카메룬을 확실히 잡아야 가능한 목표다.
[이용익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