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서 다크호스로 부각된 이종걸 의원의 선전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0대 총선 이후 실시된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확인된 ‘범주류진영의 압도적 세력에도 불구하고 ‘비주류타이틀을 달고 유력후보인 송영길 의원을 꺾으며 컷오프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범주류인 추미애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앞서고 있으며 이종걸 의원이 열세인 점은 분명해 보이지만 범주류 후보의 표 분산 효과에 따라 이종걸 의원이 신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민주의 한 재선 의원은 8일 당내 세력 구도상 비주류가 열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5선 관록을 기록하며 당내 곳곳에 우호 세력이 있는 이종걸 의원의 저력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이 기대를 걸고 있는 지점은 ‘당내 비주류 그룹, ‘비문재인 대권주자 그룹, ‘국민의당 잔류 당원 그룹 등 3대 그룹이다. 이중 ‘당내 비주류 그룹은 이종걸 의원 지지세력의 모태 그룹이다. 이 의원은 당내 곳곳에 숨어있는 비주류가 많다”면서 이들 그룹의 조직적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신규 입당한 온라인 당원을 제외한 평당원 그룹의 평균 연령은 58세에 달한다. 이들중 상당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야당 시절부터 당원 생활을 해온 ‘장기 근속 당원이며 이 그룹은 일반 지지자 그룹보다 비주류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문재인 대권주자인 손학규 전 고문,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의 지지그룹도 이종걸 의원이 ‘잠재적 지지기반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이다. 만약 ‘범주류인 추 의원이나 김 전 혁신위원장이 당 대표가 될 경우 내년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우위 구도가 사실상 확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들 그룹 사이에 깔려 있다. 국민의당과 우호 관계가 있는 이 의원의 ‘야권재편론은 문 전 대표 우위 구도를 깰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다른 대권주자 지지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들 그룹이 이 의원과는 과거 정치 행보 면에서 결이 달랐다 하더라도 최소한 현 당권 경쟁 구도에서 만큼은 협력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이 의원이 내가 당 대표가 되면 손학규 전 고문이 우리당으로 올 것”이라고 주장한 점도 이같은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한 국민의당 세력도 이 의원의 잠재적 지지기반으로 꼽힌다. 지난해 분당 국면에서 호남지역 당원들이 국민의당으로 이탈했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더민주 탈당절차를 밟지 않아 ‘일반 당원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아직 당원 체계를 정비하지 않고 있어 ‘이중당적을 적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호남 지역의 국민의당 이탈세력은 대부분 이 의원 지지세력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의원은 지난해 말 이후 입당한 온라인 10만 당원 그룹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온라인 10만 당원 가운데 6회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은 약 3만 5000명에서 4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의원은 최근 하루 1건 이상 페이스북 게시물을 올리며 나름대로 온라인 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온라인 열세를 만회하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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