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침몰 위기 트럼프, 공화당 의원들서 `후보 폐기론`도 나와
입력 2016-08-07 16:41 

잇단 망언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공화당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트럼프 후보 폐기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8일 대선일에 상·하원 선거도 함께 예정돼있어 자칫 트럼프 악재가 지역구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反)트럼프 연대도 힘을 얻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스콧 리겔(버지니아) 하원의원은 대선에서 게리 존슨 자유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현역의원이 자유당 후보를 뽑겠다고 공개 지지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같은 날 패트릭 투미(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도 트럼프는 자기 멋대로인 유형이다. 유권자들이 대선과 상원의원 선거에서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며 독자노선을 선언했다. 리처드 한나(뉴욕) 하원의원도 상대측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일탈까지 감행했다.
공화당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은 트럼프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보고 힐러리가 대권을 잡는다면 공화당은 의회 과반을 차지해야 한다는 선거광고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박빙지역(스윙 스테이트)에서 힐러리에게 밀릴 경우 자칫 상원이 민주당 수중에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의원들로서는 ‘옷자락 효과로 자기 지역구까지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옷자락 효과란 대선과 총선이 함께 치러지는 선거에서 투표 용지 맨 위에 적힌 대통령 후보와 바로 밑 같은 정당 소속 상·하원 후보들이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을 뜻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트럼프는 자신을 비판한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역 경선에서 지지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지 사흘 만이다. 여론 집중 포화로 공화당내 반대기류가 거세지자 잠시 몸을 낮춘 것이다. 트럼프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9%까지 벌어졌다. 전당대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지율 격차가 5%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다.
반면 힐러리도 아직 완전한 승기를 잡았다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힐러리 역시 이메일 스캔들이 언제 확대될지 모르고, 비호감 이미지는 여전하다. 한 정치평론가는 영국 가디언에 두 후보는 흠결이 너무 많아서 남은 90일동안 말을 덜 하는 사람이 이기게 될 것”이라며 내가 트럼프 캠프 사람이라면 트럼프를 스코틀랜드 골프장에 얼마간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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