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온열질환자 천명 넘었다 `역대 기록인 2014년 벌써 넘어서`
입력 2016-08-07 16:24 

최근 실외작업장에서 공사를 하던 근로자 A(34)씨가 쓰러져 사망했다. 오후 4시쯤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을 때 그의 체온은 41.1℃였다.
전국에 걸쳐 기록적인 가마솥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 온열질환 환자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더위가 극심했던 최근 2주 사이 500여명의 환자가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한 이후 이달 5일까지 집계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 온열질환 환자는 1016명이었으며, 그중 사망자는 10명에 달했다. 지난달 24일이후 2주 사이에만 518명의 환자가 나왔다. 온열질환 사망자는 주로 노인이나 알코올 중독자, 냉방이 잘 안되는 집에서 사는 사람, 건설현장 노동자, 심장질환 등과 같은 만성질환자들에게서 발생한다.
올해 온열질환자의 수는 2014년 전체 환자수(818명)를 이미 넘어섰으며 지난해 전체 환자수(1051명)에 육박한다. 기상청은 광복절까지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보해 온열질환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우리 몸은 바깥 온도에 영향을 크게 받아서 추우면 피부 온도가 내려가고 더우면 올라가지만, 체온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 바람이 불거나 공기가 건조할 때는 기온이 높더라도 땀이 잘 증발하지만, 바람이 없고 습도도 높은 후덥지근한 날에는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더 덥게 느껴진다. 열사병과 같은 온열질환은 이렇게 땀이 몸을 식혀줄 만큼 충분히 나지 않은 상태에서 체온이 올라갈 때 생긴다. 특히 더운 곳에서 일이나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에 경련이 생기거나 땀으로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가 열사병에 노출되기 쉽다.
온열질환에는 열경련과 열탈진, 열사병 등이 있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운 열사병으로 발전할 수있다. 열사병은 체열이 40℃이상 올라가 중추신경 기능장애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2011~15년 응급의료 데이터를 보면, 온열질환자는 7월 하순~8월초순 피크를 보인다.
열경련은 여름철에 축구나 마라톤 같은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때, 땀 수분과 염분이 소실되어 발생하는 근육경련을 말한다. 열탈진은 지나친 수분과 땀 배출로 인해 체액이 부족할 때 생기며 흔히 일반인들에게 일사병으로 알려져 있다.
열경련이나 열탈진이 일어났을 때는 공기가 잘 통하는 시원한 곳에 누워있으면 대개 저절로 회복된다. 김명천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갈증이 나면 맹물보다는 물에 소금을 조금 타서 간간한 맛이 나도록 해서 먹으면 좋다”며 사이다나 콜라처럼 단맛이 나는 음료는 좋지 않으며, 오히려 스포츠 음료가 좋다”고 조언한다.
생명을 앗아가는 열사병을 예방하려면 바깥 온도가 매우 높을 때는 무리하게 일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선선한 이른 아침이나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일하고, 일하는 동안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20~30분마다 충분한 물을 마시도록 한다. 무더운 곳에서 일할 경우에는 시작하기 전에 미리 물을 충분히 마셔주며 차와 커피, 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옷은 땀 흡수가 잘 되는 가볍고 밝은 색의 긴팔 옷을 입고, 햇볕에 나갈 때는 모자나 양산을 쓰는 것이 좋다.
특히 열사병이 의심되는 환자를 목격했다면, 우선 환자를 그늘로 옮기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물에 적신 얇은 천을 환자 몸에 덮어주고,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한다. 만약에 의식이 없는 경우라면, 기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물을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문성우 고려대 안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최근에 청소년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격렬한 실내운동으로 인해 열사병과 근육파괴(횡문근유해증)로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되어오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며 시원한 실내운동에서도 땀을 배출하지 못하면 중심체온 상승으로 인한 열사병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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