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한여름 불청객 '모기', 올해는 유난히 안보여…왜?
입력 2016-08-07 08:54 
한여름 불청객 '모기', 올해는 유난히 안보여…왜?



여름마다 기승을 부리던 모기의 개체 수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모기 퇴치용품을 들고 밤을 설쳐야 했던 작년과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방역 당국은 작년보다 모기 개체 수가 30∼40%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지카(Zika)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감을 누그러뜨리려 일찌감치 방역을 시작한게 큰 효과를 봤다는 얘기입니다.

모기 퇴치용품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세입니다. 모기 개체 수가 줄기는 했지만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이 아직 수그러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유충 씨 말려라" 올해는 3월부터 대대적 방역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일본 뇌염의 국내 유행을 감시하기 위해 매년 3∼4월부터 10월 말까지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의 밀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유문등을 이용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6일까지 채집한 모기 개체 수는 총 5천758마리입니다.

최근 몇 해간의 자료만 놓고 봐도 올해 채집된 모기 개체 수는 유난히 적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 채집된 모기 9천71마리보다 36.5% 적습니다.

모기 개체 수 감소는 지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흰줄숲모기'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일찌감치 시작된 전국 17개 시·도의 방역활동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통상 무더위가 기지개를 켜는 5월께 방역활동이 시작되지만, 올해에는 지카 바이러스 공포 탓에 '모기 유충 박멸작전'이 3월부터 전국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충북도만 해도 이때부터 지난달 말까지 5개월간 물웅덩이나 하수구 등 4만3천886곳에서 방역 작업을 했습니다. 월 2회씩 시행하다가 5월부터는 주 1회로 방역 빈도를 높였습니다.

◇ 장마철 폭우·불볕더위도 모기 퇴치 한몫

시·도 방역 담당자들은 이른 방역활동 외에도 장마철 폭우와 불볕더위를 모기 감소 이유로 꼽습니다.

장맛비로 모기 유충이 강과 바다로 떠내려갔고, 폭염으로 물웅덩이가 말라 사라지면서 유충의 서식환경이 악화했다는 얘기입니다.

올해의 장마전선은 예년보다 약했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전국적으로 지난달 1∼6일 많은 양의 비가 내렸습니다.

이 기간의 강수량은 222.6㎜로, 올해 장마 기간(6.18∼7.30)에 내린 강수량(332.1㎜)의 67%에 달했습니다. 지난달 하순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불볕더위가 이어졌습니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6.1도로 예년(25.1도)보다 무려 1도나 높았습니다. 평균기온은 3시간 단위로 하루 8차례 기온을 잰 뒤 이를 더해 평균 낸 것입니다.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한 것은 펄펄 끓는 가마솥 같았던 한낮의 최고기온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일 광주에서는 38.2도의 폭염이 기록됐고, 31일 대구 달성구에서는 37.8도의 폭염이 나타났습니다.

◇ 모기 퇴치용품 판매량은 증가세

모기 개체 수는 작년보다 줄었지만, 모기 퇴치제 수요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모기 살충제와 모기장 판매량은 증가 추세입니다.

한 유통업체의 모기 퇴치제 판매량은 지난 5월 24만8천444개, 6월 46만7천419개, 지난달 52만8천69개에 달했다. 3개월간 판매된 모기 퇴치제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 더 많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화학용품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퍼지면서 스프레이형 모기 퇴치제의 수요가 늘어난 것입니다.

친환경 모기 방제용품을 찾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이 업체의 5∼7월 모기장 판매량은 6만554개인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 증가했습니다.

업체 관계자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 등으로 다음 달 말까지는 모기 퇴치제 판매량이 꾸준히 늘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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