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뇌전증 ‘마녀사냥’ 안된다, 운전자 안전교육 매뉴얼 만들것”
입력 2016-08-05 11:50 

뇌전증은 대부분 약물로 조절되며, 운전 등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지난달 31일 17명의 사상자를 낸 해운대 교차로 교통사고로 뇌전증에 대한 관심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초 운전자는 뇌전증을 앓고 있으며 사고당시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운전중 발작에 의한 사고에 무게를 두고 수사해왔다. 그러나 운전자가 사고 직전 1차 접촉사고를 낸 후 뺑소니를 쳤고, 영화 추격전처럼 차선을 바꿔가며 도주하는 CCTV 등이 확보되며 뇌전증 발작은 아닌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것은 뇌전증 환자들이다. 이들에게 운전면허를 발급해도 되는지 뜨거운 논란거리가 됐다. 국민 관심이 쏠리고 ‘마녀사냥 식 댓글이 이어지자 대한뇌전증학회는 긴급 대국민 보도자료를 냈다. 5일에는 국회 제 8간담회실에서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과 뇌전증 관련 대책을 세우기 위한 긴급 전문가간담회도 개최했다.
홍승봉 대한뇌전증학회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해운대 교통사고 희생자와 부상자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 회장은 앞으로 뇌전증 및 의식소실을 유발할수 있는 다른 질환 환자들의 교통사고 및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며 국민들의 안전을 위하여 노력하는 것은 물론, 이들 환자들의 권익이 침해 받지 않도록 하고, 치료 향상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뇌전증학회는 이미 면허를 취득한 뇌전증 환자들의 적성검사 시 별도로 자동차 운전을 포함한 안전교육을 철저히 받을 수 있도록, 자료를 개발하고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경찰청과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뇌전증 환자들의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의사들에게 진료지침을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뇌전증학회는 뇌전증은 불치의 병이 아니고 대부분(70%)의 환자는 약물로 잘 조절되어 자동차 운전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뇌전증은 지금 건강한 사람도 뇌질환에 걸리거나 뇌손상을 입으면 앓을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65세 이상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아서, 노인들이 가장 많이 앓는 뇌질환이기도 하다.
홍 회장은 발작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고 피로,음주, 수면부족 및 스트레스 등의 유발요인을 피해야 한다”며 약을 먹고 약 3년 동안 증상이 없으면, 서서히 약을 줄여서 중단할 수 있는 치료가 가능한 뇌질환”이라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또 이번 사고로 뇌전증 환자들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아서는 절대로 안된다. 의식소실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자들에게도 마찬가지”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뇌전증 및 운전중에 의식소실을 유발? 수 있는 다른 질환들의 교통사고의 상대적 위험도를 과학적으로 평가하 고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도 참조하는 등 합리적으로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뇌전증학회는 특히 교통사고의 가장 흔한 원인인 졸음운전의 원인을 찾고 예방하는 계기로 삼자고 제안했다. 교통사고 4건중 1건은 졸음운전으로 일어난다. 학회는 대책마련을 위해 대한수면학회,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이 협조해 교통사고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뇌전증의 사회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과거부터 있었던 사회적인 낙인을없애기위하여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에 나설 것”이라며 미국뇌전증협회와 공동으로 극복사업을 전개하고 해외 석학들과 SNS네트워크를 만들어 발빠르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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