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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한국대표그룹주펀드, 1등株 쌀때 편입…올해 수익률 5%
입력 2016-08-04 17:05  | 수정 2016-08-04 20:19
◆ 상품 분석 / KB한국대표그룹주펀드 ◆
연초부터 삼성전자가 독주하는 시장에서 고전하는 다른 액티브 펀드들을 제치고 승승장구하는 펀드가 있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43)가 운용하는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가 그 주인공이다. 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국내 액티브 펀드의 올 들어 평균 수익률이 1%에 그친 데 반해 이 펀드 수익률은 5.6%에 달했다. 벤치마크인 코스피가 같은 기간 2.9% 상승한 데 비해 약 3%포인트 높은 수치다. 심 이사는 "이익이 탄탄한 데 반해 주가가 싸고, 성장성이 높은 아이템을 보유한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며 "이런 종목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데 구애받지 않고 장기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다"고 말했다.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는 △산업의 성장 잠재력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 △우월한 시장 지배력 보유 △기존 사업에 신성장동력 추가 등의 요건에 맞는 기업을 선별해 집중 투자한다. 다른 액티브 펀드보다 삼성전자 투자 비중이 높은 게 특징으로 삼성전자에만 20% 정도 투자하고 있다. 심 이사는 "자본시장법상 공모펀드가 허용하는 최대 한도까지 삼성전자에 투자해왔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 펀드가 올 들어 다른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비결도 연초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간 삼성전자 덕이 컸다.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의 3일 기준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0.14%에 달하는데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30% 상승했다. 지난 1일 장중 158만원까지 올라 2013년 이후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심 이사는 강조했다.
심 이사는 "최근 경기가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실적을 기록한 기업이 삼성전자"라며 "반도체 부문에서 독점적인 V낸드 기술 공급 확대, 스마트폰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 주가순이익비율(PER) 10배는 여전히 싸다"고 말했다.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가 삼성전자 다음으로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코오롱인더스트리다. 코오롱인더 역시 올해 들어 급상승세를 보이더니 지난 3일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심 이사가 이 펀드에 코오롱인더를 담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4년 전이다. 최근 투명 폴리이미드필름(CPI) 양산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받기 훨씬 전부터 눈여겨보고 오랫동안 투자해온 종목이다. 심 이사는 "매년 꾸준한 이익을 창출하면서도 기술개발에 주력한 점에 주목했다"며 "최근 발표한 대로 접는 스마트폰의 핵심 소재인 CPI 양산이 본격화하면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주 매니저로 꼽히는 심 이사는 제약·바이오 업종처럼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주가가 이상 급등하는 종목들은 오히려 경계한다고 강조했다. 이 펀드 또한 상대적으로 코스닥 등 중소형주 투자 비중이 낮은 편이다. 다만 그는 "진입장벽이 없는 독보적인 기술을 갖춘 중소형주는 성장주로 과감히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이 펀드의 코스닥 투자 비중은 4% 수준인데 카카오,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디오와 소프트웨어 회사 한글과컴퓨터 등을 담고 있다.
업종별 투자 비중이 골고루 분산된 편이다. 삼성전자가 속한 IT가 26%로 가장 많으며 경기소비재(15.8%) 소재(14.1%) 금융(11.6%) 산업재(9.5%) 필수소비재(8.5%) 등 순이다.
업종별 대표 기업이 쉽사리 바뀌지 않는 만큼 투자 종목도 잘 바뀌지 않는 편이다. 해당 종목 주가가 목표 수익률을 달성할 때마다 비중을 조절하는 정도다. 그래서 펀드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1년간 표준편차도 14.47로 일반 주식형 펀드(14.85)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이 펀드는 투자 종목이 잘 바뀌지 않는 만큼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고객은 실망할 수도 있다. 또 특정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종목에 예기치 못한 악재가 생기면 펀드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 이사는 "1년 이상 장기 투자할 고객들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심 이사는 연기금 등 총 1조900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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