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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김지운표 스파이물 ‘밀정’, 옳은 조합에 거는 당연한 기대
입력 2016-08-04 13:50  | 수정 2016-08-04 13:5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하반기 기대작, 영화 ‘밀정이 4일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공유, 한지민, 신성록에 엄태구까지. 믿고 보는 배우, 감독이 한데 뭉친 만큼 대중이 갖는 기대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이에 대한 ‘밀정의 화답이 심상치 않다.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달콤한 인생, ‘놈놈놈, ‘악마를 보았다 등을 만든 김지운 감독의 신작으로 개봉 전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제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가 공식 초청됐다.
이날 김지운 감독은 (내 영화가) 유서 깊은 세계 4대 영화제에 초청됐다. 초청되는 모든 영화가 다 좋은 건 아니겠지만 운 좋게 (‘밀정이) 개봉 전에 두 영화제에 출품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밀정의 시대적 배경은 지난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암살과 비슷한 일제강점기다. ‘암살에 의열단의 핵심인물 김원봉이 등장했던 점을 떠올리면 시대 배경은 분명 유사하다. 스파이물을 표방한 ‘밀정이지만 관객 입장에선 비교선상에 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김지운 감독은 ‘암살은 버라이어티하고 짜임새 있게 잘 만들어진 영화로 나 역시 재미있게 봤다”면서도 우리 영화의 출발은 영화 속 인물의 내면의 행보를 좇는 데 기초했다.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 독자적으로 만든 작품”이라며 차별성을 언급했다.
상하이를 로케이션지로 선택한 데 대해선 아시아에서 스파이영화를 만들려면 상하이라는 배경이 적합하다 생각했다. 세월이 묻어 있는 건물들의 분위기를 잘 재현할 수 있는 곳”이라 설명했다.
또 그는 사실 시대극은 브라운톤 색감이 많지만 ‘밀정은 블랙 블루 같은 색감을 많이 썼다. 우리 영화는 처음부터 ‘콜드느와르라고 말해왔는데, 아시아의 차가운 시대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김 감독의 언급처럼 ‘밀정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는 적과 동지를 구분할 수 없었던 시대에 서로에게 접근하고 교란하는 이들의 관계다.
극중 조선의 일본 경찰 이정출 역을 맡은 송강호는 암울했던 아픈 역사를 다루지만 이분법적 논리를 가지고 접근하진 않는다. 가장 복합적이고 많은 사살이 난무했던 혼란의 시대에 대한 관점이 다른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와의 차이이자 우리 영화만의 매력”라고 밝혔다.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만남은 ‘조용한 가족, ‘반칙왕, ‘놈놈놈에 이어 벌써 네 번째. 8년 주기로 만나고 있다”는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은 작품적으로 다양한 장르를 변주하는 면도 있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독창적인 캐릭터 창출 능력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만 네 번째 호흡인 만큼 ‘눈빛만 봐도 잘 아느냐는 질문에는 김지운 감독이 선글라스를 많이 껴서 눈빛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
‘천만배우 송강호와 ‘곧 천만배우 공유의 만남도 주목할만 하다. 이정출 역의 송강호에 맞서는 공유는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 김우진 역을 맡았다. ‘밀정을 통해 처음 만난 둘 사이엔 팽팽한 긴장만이 감돌지만 카메라가 꺼지면 서로에 대한 경외로 가득했다.
송강호 선배님은 괴물 같은 선배”라 말문을 연 공유는 송강호 선배님에 대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보여주시는 모습이 많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 뵈니 현장에서 수없이 대사를 되뇌이며 연습하시더라”고 말했다.
공유는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고, 반성하게 됐다. 나 역시 대사를 열심히 중얼거렸다”며 내가 뭔가 부족한 리액션을 하게 되면 누가 될 것 같아 이를 악물었다”고 말했다.
공유의 극찬에 송강호도 화답했다. 송강호는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 수많은 이해관계나 인물들, 작품을 통해 배우로 생활을 하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심성이나 그런 게 맑다는 단어가 어울리는 느낌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공유는 첫인상에서 너무나 맑은 심성이나 영혼이 전해졌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어떤 작품을 만나도 본인의 열정이 100% 투과될 수 잇는 배우가 아닌가 싶어 흐뭇했다”고 덧붙여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밀정의 홍일점 유일한 여성 의열단원 연계순 역을 맡아 눈 깜짝하지 않는 카리스마를 보였다. 깊은 인상을 남긴 권총신에 대해선 김지운 감독마저 그렇게 총을 잘 쏠 줄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는 후문.
이밖에 드라마와 뮤지컬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여 온 신성록이 김지운호 ‘밀정에 합류하며 또 한 번 서늘한 열연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 충무로의 씬스틸러로 떠오른 엄태구 역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카리스마로 관객을 놀라게 할 전망이다.
김 감독은 ‘밀정은 흥미진진한 스파이액션 영화다. 스파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무드와 서스펜스, 그 서스펜스를 빚어낸 배우들의 호연을 즐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부산행을 시작으로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국가대표2까지. 올 여름 유난히 뜨거운 한국 영화들간 총성 없는 전쟁에 뛰어드는 ‘밀정이 써내려갈 기록과, 작품성에 거는 기대에 부응할 지 주목된다. 영화는 9월 7일 개봉된다.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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