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슬림 비하' 막말…크리스티도 비판 '사면초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비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전방위 공세는 그렇다 치더라도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 존 매케인(애리조나) 미 상원 군사위원장 등 당 지도부에 이어 트럼프의 최측근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마저 비판 대열에동참하면서 캠프 내에서조차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일단 외견상 트럼프가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입니다.
경선 하차 후 가장 먼저 지지를 선언해 트럼프의 초기 입지를 굳히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크리스티 주지사는 막판까지 유력한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자 집권 시 법무장관 물망에 올라 있는 인사로, 그의 트럼프 비판은 정치적 함의가 남다르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트럼프 캠프의 '정권 인수위원장'인 크리스티 주지사는 2일(현지시간) 뉴저지 주 의회 의사당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무슬림계 미국인 변호사) 키즈르 칸의 연설을 보지는 못했다"면서 "그러나 나는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어떤 상황에서든 자식을 잃은 부모의 고통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키즈르 칸 부부 입장에서 보면 아들이 나라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은 그 고통은 가히 헤아릴 수 없는 것"이라면서 "그것이 옳고 그르든 상관없이 그들은 하고 싶은 말은 뭐든지 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키즈르 칸은 앞서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 클린턴 지지 연사로 나서 2004년 이라크전 참전 도중 자살폭탄테러로 숨진 아들 후마윤을 거론하며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정책을 비판했고, 이에 트럼프는 "그들이 악의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고 반박함과 동시에 연설 당시 무대 위에 있던 그의 부인이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을 두고 "어머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여성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이슬람 전통 때문에)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우리는 국가를 위한 그들 부부의 희생, 그들 아들의 희생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 이외 다른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은 핵심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공적이든 사적이든 말을 할 때는 그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키즈르 칸 부부와 '골드 스타 패밀리스'(Gold Star families·미군 전사자 가족모임)는 그들 자식의 희생에 관한 한 무엇이든 말할 권리가 있다"면서 "그들은 내가 부모로서 가늠할 수도 없는 그런 희생을 감수했다"고 거듭 역설했습니다.
미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를 비롯해 미 언론 일제히 "핵심 측근이 트럼프의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고 전하면서 향후 대선판에 미칠 영향을 주목했습니다.
크리스티 주지사의 발언은 더 이상의 논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 그는 이날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트럼프에게 개인적으로 조언을 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앞서 두 달 전 '트럼프대학' 사기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가 담당 멕시코계 연방판사의 멕시코 혈통을 문제 삼아 논란이 일었을 당시에는 트럼프를 옹호한 바 있습니다.
앞서 전날에는 라이언 의장과 매케인 의원이 트럼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라이언 의장실은 오른손에 작은 헌법 소책자를 든 사진을 홈페이지 '반드시 봐야 할 7월의 사진들' 코너에 공개했는데 이는 민주당 전당대회장의 키즈르 칸을 연상시키는 사진으로, 사진 밑에는 '라이언 의장이 미 의회의 첫 번째 의무는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하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헌법 소책자를 들고 있다'는 설명이 달렸습니다.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무슬림 비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실제 라이언 의장은 이보다 하루 전 별도 성명에서 "많은 무슬림계 미국인이 군대에서 용감하게 복무했고 희생을 했다"면서 "(후마윤) 칸 대위가 바로 그런 용감한 군인의 한 사례입니다. 칸 대위와 가족들의 희생은 항상 존중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매케인 의원도 성명에서 "트럼프는 최근 며칠 동안 미군 전사자 부모들을 헐뜯는 언급을 했다"면서 "내가 트럼프의 발언에 얼마나 동의하지 않는지는 더이상 충분히 강조할 수도 없습니다. 그의 발언은 공화당은 물론 공화당 지도부, 공화당 후보들의 시각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일갈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한 자리에서 트럼프를 겨냥해 "무슬림계 미국인 전사자의 가족을 비판하는 것은 그가 한심스러울 정도로 이 나라를 이끌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면서 공화당 지도부가 왜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하는지 모르겠다고 트럼프와 공화당 지도부를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비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전방위 공세는 그렇다 치더라도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 존 매케인(애리조나) 미 상원 군사위원장 등 당 지도부에 이어 트럼프의 최측근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마저 비판 대열에동참하면서 캠프 내에서조차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일단 외견상 트럼프가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입니다.
경선 하차 후 가장 먼저 지지를 선언해 트럼프의 초기 입지를 굳히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크리스티 주지사는 막판까지 유력한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자 집권 시 법무장관 물망에 올라 있는 인사로, 그의 트럼프 비판은 정치적 함의가 남다르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트럼프 캠프의 '정권 인수위원장'인 크리스티 주지사는 2일(현지시간) 뉴저지 주 의회 의사당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무슬림계 미국인 변호사) 키즈르 칸의 연설을 보지는 못했다"면서 "그러나 나는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어떤 상황에서든 자식을 잃은 부모의 고통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키즈르 칸 부부 입장에서 보면 아들이 나라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은 그 고통은 가히 헤아릴 수 없는 것"이라면서 "그것이 옳고 그르든 상관없이 그들은 하고 싶은 말은 뭐든지 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키즈르 칸은 앞서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 클린턴 지지 연사로 나서 2004년 이라크전 참전 도중 자살폭탄테러로 숨진 아들 후마윤을 거론하며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정책을 비판했고, 이에 트럼프는 "그들이 악의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고 반박함과 동시에 연설 당시 무대 위에 있던 그의 부인이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을 두고 "어머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여성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이슬람 전통 때문에)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우리는 국가를 위한 그들 부부의 희생, 그들 아들의 희생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 이외 다른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은 핵심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공적이든 사적이든 말을 할 때는 그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키즈르 칸 부부와 '골드 스타 패밀리스'(Gold Star families·미군 전사자 가족모임)는 그들 자식의 희생에 관한 한 무엇이든 말할 권리가 있다"면서 "그들은 내가 부모로서 가늠할 수도 없는 그런 희생을 감수했다"고 거듭 역설했습니다.
미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를 비롯해 미 언론 일제히 "핵심 측근이 트럼프의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고 전하면서 향후 대선판에 미칠 영향을 주목했습니다.
크리스티 주지사의 발언은 더 이상의 논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 그는 이날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트럼프에게 개인적으로 조언을 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앞서 두 달 전 '트럼프대학' 사기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가 담당 멕시코계 연방판사의 멕시코 혈통을 문제 삼아 논란이 일었을 당시에는 트럼프를 옹호한 바 있습니다.
앞서 전날에는 라이언 의장과 매케인 의원이 트럼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라이언 의장실은 오른손에 작은 헌법 소책자를 든 사진을 홈페이지 '반드시 봐야 할 7월의 사진들' 코너에 공개했는데 이는 민주당 전당대회장의 키즈르 칸을 연상시키는 사진으로, 사진 밑에는 '라이언 의장이 미 의회의 첫 번째 의무는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하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헌법 소책자를 들고 있다'는 설명이 달렸습니다.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무슬림 비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실제 라이언 의장은 이보다 하루 전 별도 성명에서 "많은 무슬림계 미국인이 군대에서 용감하게 복무했고 희생을 했다"면서 "(후마윤) 칸 대위가 바로 그런 용감한 군인의 한 사례입니다. 칸 대위와 가족들의 희생은 항상 존중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매케인 의원도 성명에서 "트럼프는 최근 며칠 동안 미군 전사자 부모들을 헐뜯는 언급을 했다"면서 "내가 트럼프의 발언에 얼마나 동의하지 않는지는 더이상 충분히 강조할 수도 없습니다. 그의 발언은 공화당은 물론 공화당 지도부, 공화당 후보들의 시각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일갈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한 자리에서 트럼프를 겨냥해 "무슬림계 미국인 전사자의 가족을 비판하는 것은 그가 한심스러울 정도로 이 나라를 이끌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면서 공화당 지도부가 왜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하는지 모르겠다고 트럼프와 공화당 지도부를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