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열기구 사고 조종사, 과거 음주 운전 이력 최소 4차례
입력 2016-08-02 18:44 
미국 열기구 사고/사진=MBN
미국 열기구 사고 조종사, 과거 음주 운전 이력 최소 4차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록하트에서 고압선과 충돌 후 화재로 추락해 16명의 사망자를 낸 열기구의 조종사는 음주 운전으로 최소 4차례나 유죄 평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른 상업용 여객기나 헬리콥터 조종사보다 열기구 조종사를 훨씬 허술하게 관리해 온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고 AP 통신 등 미국 언론이 1일 전했습니다.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탑승객 15명과 함께 추락사한 열기구 조종사 앨프리드 니콜스는 법원 기록 조회 결과 1990년, 2002년(두 차례), 2010년 등 총 4번이나 미주리 주에서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습니다.

2000년에는 마약 관련 범죄로 붙잡혀 1년 반 동안 복역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전 여자 친구인 웬디 바치는 "니콜스에게 음주 운전 전과가 있지만, 적어도 최근 4년간 술에 입을 대지 않았고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았던 사람"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고압선을 건드린 열기구가 추락할 때 니콜스가 술을 마신 상태였는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으나, 음주이력이 4번 이상인 그가 열기구 조종간을 잡도록 사실상 방치한 FAA의 정책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AP 통신은 종종 열기구가 일반 여객기나 관광용 헬리콥터보다 더 많은 승객을 태울 때도 있지만, 열기구 운영 업체나 조종사가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받은 적은 드물다고 전했습니다.

먼저 상업용 여객기 운항 업체가 FAA 운항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것과 달리 열기구 운영 업체는 FAA 자격증이 없어도 기구를 띄울 수 있고, 안전 검사도 받지 않습니다.

FAA는 또 열기구 조종사의 자격증 소지 여부를 따지긴 하나 자격증 발급 기준은 비행기 조종사들보다 덜 엄격합니다.

가령 열기구 조종사는 비행기 조종사와 달리 정기적인 신체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문서 한 장에 '열기구를 조종할 수 없을 정도의 의학적인 결함은 없다'는 내용만 제출하면 끝입니다.

또 비행기 조종사들이 알코올 의존도나 알코올 남용, 음주운전 전과 여부 등을 묻는 서류에 모두 답을 적어 관련 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것과 달리 열기구 조종사들은 마약 관련 전과 여부만 써내면 됩니다.

FAA의 기준대로라면 니콜스의 음주 전과와 열기구 조종은 아무런 관련이 없던 셈입니다.

FAA와 사고를 조사 중인 미국 연방교통안전국(NTSB)의 로버트 섬월트는 이처럼 여객기 및 헬리콥터 조종사와 열기구 조종사에게 다른 잣대를 적용한 FAA의 기준을 비난했습니다.

이번 사고를 일으킨 열기구 운영회사인 '허트 오브 텍사스 열기구 라이드'가 2014년 8월에도 불시착 사고로 여성 승객 2명을 다치게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허점투성이인 FAA의 관리 실태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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