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압구정동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 5월 말 서울시가 압구정 통합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해 두 달 새 중소형 평형이 3억원, 대형 평형은 4억원 가까이 올랐다. 압구정동은 1만299가구로 동 전체로 보면 약 3조원이 뛴 셈이다. 재건축 기대감에 수요가 몰리며 시장이 너무 뜨겁다보니 '핫(hot)구정'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서울시는 이르면 이달 압구정지구 개발기본계획(정비계획변경안)을 일반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전용 84㎡(35평)가 최근 17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 시세는 14억3000만원이어서 2개월 만에 3억원이 껑충 뛴 것이다. 현재 호가는 18억원에 육박한다. 신현대아파트 35평의 대지지분은 약 18~19평으로 대지지분을 기준으로 땅 값만 평당 1억원에 육박한다. 구현대 4차 전용 117㎡(44평)도 최근 23억5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져 두 달 새 2억7500만원이 상승했다. 이 역시 호가는 25억5000만원에 달한다.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상가 내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처럼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전례가 없다"면서 "2006년 압구정 아파트가 무섭게 오를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강남 재건축 열풍에도 압구정동 아파트는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말 서울시가 압구정 통합 재건축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보도가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아파트뿐 아니라 단지 내 상가도 인기다. 신현대의 경우 대로변에 있는 10평 내외의 상가는 통상 35평 아파트 가격과 비슷하게 거래됐다. 구현대 상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0평 내외의 다소 외진 곳으로 평가된 매물이 17억원에 나왔지만 지금은 20억원을 줘도 안 판다는 분위기다. 이들 상가의 월세는 300만~500만원 내외로 수익률만 따지면 2~3%에 불과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압구정 재건축 후 30억~40억원 아파트가 생기면 이를 배후로 하는 최고의 황금상권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크다.
구현대아파트 인근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압구정 아파트 상권은 현재 죽은 상태다. 입주민의 상당수가 세입자로 구매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지금 상가에서 월세 100만원을 더 받는 게 문제가 아니다. 불확실성이 높지만 상가 역시 1억~2억원씩 오른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상가의 상당수는 압구정 아파트 주민이 소유하고 있다. 중개업소마다 상가가 매물로 나오면 무조건 사겠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구현대 주민들은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 때 기존 구현대 상가를 대로변에 배치하고 압구정에서 한강 진출구 주위로 지하상가를 만드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일부에선 고가분양에 제동이 걸린 개포 재건축을 보며 '핫구정 과열'을 지적한다. 하지만 지금 아니면 압구정 재건축 시장에 진입할 수 없다는 조바심이 전국에서 투자수요를 끌어모으는 형세다. '통일'이 압구정 재건축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입장에선 재건축 단계별로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동하고 있다.
압구정 아파트는 명실상부한 '재건축 대장주'로, 대장주 쏠림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평가 속에 압구정 주민들과 서울시 간 재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풀어야 할 숙제다. 압구정 주민들은 최고층수를 기존 35층에서 45층으로 상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35층 층고제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압구정 1, 2차 용지를 기부채납 대상지로 계획하고 있는 반면 주민들은 한강 조망권이 가장 좋은 1, 2차 용지는 양보할 수 없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대안으로 비교적 후미진 동호대교변 땅을 기부채납지로 고려하고 있다.
주민들 사이 갈등도 여전하다. 중대형 프리미엄을 지키기 위해 1대1 재건축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실적으로 추가분담금을 낮추기 위해 중소형 평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 정리되지 않고 있다.
압구정지구 개발기본계획에는 아파트 단지와 한강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개발기본계획 작업이 최종 마무리단계에 있다"며 이달 주민 공람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전용 84㎡(35평)가 최근 17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 시세는 14억3000만원이어서 2개월 만에 3억원이 껑충 뛴 것이다. 현재 호가는 18억원에 육박한다. 신현대아파트 35평의 대지지분은 약 18~19평으로 대지지분을 기준으로 땅 값만 평당 1억원에 육박한다. 구현대 4차 전용 117㎡(44평)도 최근 23억5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져 두 달 새 2억7500만원이 상승했다. 이 역시 호가는 25억5000만원에 달한다.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상가 내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처럼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전례가 없다"면서 "2006년 압구정 아파트가 무섭게 오를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강남 재건축 열풍에도 압구정동 아파트는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말 서울시가 압구정 통합 재건축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보도가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아파트뿐 아니라 단지 내 상가도 인기다. 신현대의 경우 대로변에 있는 10평 내외의 상가는 통상 35평 아파트 가격과 비슷하게 거래됐다. 구현대 상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0평 내외의 다소 외진 곳으로 평가된 매물이 17억원에 나왔지만 지금은 20억원을 줘도 안 판다는 분위기다. 이들 상가의 월세는 300만~500만원 내외로 수익률만 따지면 2~3%에 불과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압구정 재건축 후 30억~40억원 아파트가 생기면 이를 배후로 하는 최고의 황금상권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크다.
일부에선 고가분양에 제동이 걸린 개포 재건축을 보며 '핫구정 과열'을 지적한다. 하지만 지금 아니면 압구정 재건축 시장에 진입할 수 없다는 조바심이 전국에서 투자수요를 끌어모으는 형세다. '통일'이 압구정 재건축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입장에선 재건축 단계별로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동하고 있다.
압구정 아파트는 명실상부한 '재건축 대장주'로, 대장주 쏠림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평가 속에 압구정 주민들과 서울시 간 재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풀어야 할 숙제다. 압구정 주민들은 최고층수를 기존 35층에서 45층으로 상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35층 층고제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압구정 1, 2차 용지를 기부채납 대상지로 계획하고 있는 반면 주민들은 한강 조망권이 가장 좋은 1, 2차 용지는 양보할 수 없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대안으로 비교적 후미진 동호대교변 땅을 기부채납지로 고려하고 있다.
주민들 사이 갈등도 여전하다. 중대형 프리미엄을 지키기 위해 1대1 재건축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실적으로 추가분담금을 낮추기 위해 중소형 평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 정리되지 않고 있다.
압구정지구 개발기본계획에는 아파트 단지와 한강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개발기본계획 작업이 최종 마무리단계에 있다"며 이달 주민 공람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